싱가포르 헤지펀드인 메트리카파트너스가 SK케미칼에 주주서한을 보낸 것이 알려지면서 SK케미컬의 주가는 곧바로 급등한 후 내림세로 돌아섰습니다.
메트리카파트너스가 SK케미칼에 주주서한을 보낸 것이 알려진 17일의 SK케미칼 주가는 전날의 14만8000원보다 1만3000원(8.78%) 급등한 16만1000원을 기록했습니다. 주가는 급등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23일 15만1500원으로 16일의 주가보다 3500원 오른 수준입니다.
메트리카파트너스는 주주서한을 통해 SK케미칼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며 경영진에게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 일부를 매각하거나 자사주 매입과 소각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메트리카파트너스는 “SK케미칼은 순자산 대비 82%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 기업공개(IPO)가 없었으면 SK케미칼의 주가는 93만6000원 상당으로 SK케미칼 주주들은 최대 13조9000억원의 이익을 놓쳤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메트리카파트너스는 “SK케미칼이 발표한 배당정책 등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충분하지 않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을 50.1%만 남기고 나머지를 판 뒤 그 수익금으로 특별배당을 주거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 등을 고려하라”고 주장했습니다.
SK케미칼은 지난 2018년 5월 2일 이사회를 열어 백신사업을 분사해 신설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하기로 의결했습니다.
SK케미칼의 SK바이오사이언스 분할 방법은 물적분할이며 분할존속회사인 SK케미칼이 분할신설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식 100%를 가져갔습니다. SK케미칼의 일반주주들에게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식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7월 1일을 분할기일로 SK케미칼로부터 떨어져 나왔고 2021년 3월 18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됐습니다.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되는 SK케미칼의 시가총액은 23일 기준 2조6695억원인데 비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시총은 18조8190억원에 달해 SK케미칼에서 물적분할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시총이 7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분포는 2018년 물적 분할 당시 SK케미칼이 지분 100%를 갖고 있었으나 IPO와 구주 매각 등을 거치면서 올해 9월말 현재 지분율이 68.43%로 낮아졌습니다.
SK케미칼이 보유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식수는 공모전 6000만주에서 9월말 현재 5235만주로 765만주가 줄었습니다.
SK케미칼은 지난 2018년 SK바이오사이언스를 물적분할한 데 이어 올해에도 12월 1일을 분할기일로 SK멀티유틸리티를 물적분할 했습니다.
SK케미칼로부터 유망 사업인 바이오의약 사업과 멀티유틸리티 사업이 물적분할되면서 일반주주들은 지분별로 주식을 배분받는 인적분할이 아니라 회사가 분할기업의 지분 100%를 차지하는 물적분할로 인해 손실이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SK케미칼은 지난 9월 13일 이사회가 멀티유틸리티 사업의 물적분할을 결의하면서 주가가 급락한바 있습니다. 물적분할은 인적분할에 비해 소액주주들에게 불리할 뿐 아니라 주식매수청구권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SK케미칼의 물적분할로 설립된 분할신설회사인 SK멀티유틸리티는 울산공장과 관계사에 전력과 스팀 등을 공급하면서 수익을 창출해 왔던 알짜배기 회사입니다.
SK멀티유틸리티는 자본금 50억원, 자본총계 1572억원, 부채총계 143억원, 자산총계 1715억원 규모로 출범합니다. 부채비율은 9% 수준에 불과합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의 경우 분할존속회사인 SK케미칼이 501억원인 반면 SK멀티유틸리티는 570억원에 달합니다. 부채비율도 낮고 현금및현금성자산이 많은 기업이 SK케미칼에게 지분 100% 돌아간 셈입니다.
금융감독당국은 기업들의 물적분할로 인해 일반주주들이 커다란 손해를 입게 되자 물적분할한 회사의 상장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메트리카파트너스가 SK케미칼에 물적분할 기업의 주식을 팔아 주주들에게 특별배당을 실시하고 자사주의 매입과 소각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SK케미칼의 최대주주는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로 올해 9월말 기준 지분 34.82%(409만1854주)를 갖고 있습니다. SK디스커버리의 최대주주는 최창원 부회장입니다.
SK케미칼은 최창원 부회장의 첫째 누나인 최정원 씨가 지분 0.07%(8118주), 셋째 누나인 최지원 씨가 지분 0.21%(2만4906주), 넷째 누나인 최예정 씨가 지분 0.35%(4만1593주)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와 특수관계인이 갖고 있는 지분은 36.55%(429만5413주)에 이르고 있습니다.
SK케미칼은 국민연금공단이 지난해말 지분 10.05%(117만9620주)를 갖고 있었으나 올해 9월말 기준 지분 8.25%(96만9041주)로 1.80%포인트(21만579주) 낮췄습니다.
SK케미칼은 최창원 부회장이 우선주 지분 0.43%(6208주), 최태원 회장이 우선주 지분 3.11%(4만5314주)를 갖고 있습니다.
SK케미칼의 올해 9월말 현재 등기임원은 사내이사로 김철 사장과 전광현 사장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4명의 사외이사로는 박정수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문성환 삼양사 비상근 고문, 조홍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안양호 경제규제행정컨설팅(ERAC) 고문이 등재됐습니다. 박정수 사외이사는 국민행복기금 사외이사, 조홍희 사외이사는 대신증권 사외이사, 안양호 사외이사는 루트로닉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