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적책임·투명경영)에 관해 평균 주 1회 강연을 하고, 주 2회 정도 칼럼을 쓰고 있다. ESG에 관해 강연을 하고 나면 “ESG를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안이 궁금하다”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 ESG 실천과 관련해서 기업이나 기관이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제도가 있는데,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ESG는 E·S·G 세 가지가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게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한데, S 부분은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를 직접 도입하거나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역사회공헌 인정제(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in the Community)는 지역사회의 비영리단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꾸준한 지역사회공헌 활동을 펼친 기업과 공공기관을 발굴하여 그 공로를 지역사회가 인정해 주는 제도이다. 세계적으로 기업과 기관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사회적 가치 실현을 통한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로 사회공헌 패러다임이 변화함에 따라 지역기반의 공유가치 창출을 위한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를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으로 시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주관하고 있어서 복지 관련 기관들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일반 기업에는 다소 생소하기도 하다. 그래서 최근 대한경영학회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기업들에게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를 널리 알리기로 했다.
지역사회공헌 인정제 지표는 2019년까지는 S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며, 2020년부터는 최소한으로 준수해야 할 E와 G 부분도 포함하고 있다. 지표는 ISO 14001(환경)·26000(사회적책임)·37301(준법경영), UN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UNGC(10대원칙), GRI Standards(지속가능경영보고서), ESG 평가기준(MSCI, SASB, TCFD, KCGS, SUSTINVEST),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 공공기관 경영평가(사회적가치 실현) 지표 등을 참고하고 반영하여 잘 만들어졌다.
지표는 E 환경경영은 2개, S 사회공헌은 추진체계·문제인식·프로그램·네트워크·성과영향 등 20개, G 윤리경영 3개 등 모두 25개로 구성되어 있다. 사회공헌 추진체계는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 인지를 통한 내외부 추진체계 구축을 심사하고, 지역사회 문제인식은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소통을 통한 지역사회 문제 파악 및 분석에 대해 심사하고, 사회공헌 프로그램 실행은 지역사회 이슈 문제해결을 위한 충분한 자원(인적‧물적) 투입에 대해 심사하고, 지역사회 네트워크 연계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실행을 위한 거버넌스 체계 구축에 관해 심사하고, 성과 및 영향 관리는 사회적 문제해결 성과 모니터링 및 지속적인 개선 활동 추진에 관련된 내용을 심사한다.
지역사회공헌 인정제의 운영체계를 보면, 인정기관은 보건복지부‧한국사회복지협의회이고, 협력기관은 지방자치단체‧시도 사회복지협의회이며, 후원기관은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다. 인정대상은 민간기업[대기업(사업장, 지점, 지소 등),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사회적기업], 공공기관[공공기관(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 및 지방공공기관(공기업 출자ㆍ출연기관)], 기타기관[협동조합, 교육기관, 의료기관, 기타단체]이다.
지역사회공헌 인정제에 대한 인센티브는 우수 인정 기업‧기관에는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및 장관상을 수여하고, 주요 언론사 지면광고 및 사회공헌 매거진 등 온‧오프라인 홍보를 하고, 사회공헌 교육‧포럼‧세미나‧콘퍼런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인정 기업‧기관 우대혜택 등을 제공한다.
지역사회공헌 인정제에 대해 조금 아쉬운 점은 국내의 ESG 관련 거의 모든 기관·언론·전문가들이 ESG를 편협한 시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라고 잘못 직역해서 표기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따른 점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도 올해 2월에 지배구조를 투명경영으로 표기할 것을 권고했다. ESG를 환경·사회적책임(또는 책임)·투명경영으로 표현을 수정하고 내용 전반을 다듬으면 내용과 표현까지 모두 좋은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역사회공헌 인정제가 ESG에서 S를 실천하는데,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어서 우리나라의 ESG가 발전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라마다 각국의 특성을 살린 CSR을 실천하고 있는데,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는 K-CSR로서 국외에도 보급할 만한 것으로 판단된다.
문형남 국가ESG연구원 원장(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대한경영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