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0일 서울 중구의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해 서민금융상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센터를 둘러본 뒤 서민금융진흥원·신용회복위원회 등 관련 실무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를 위해 그는 우선 향후 정책서민금융상풍의 운영방향의 손볼 것을 언급했다. 안정적인 재원확보를 바탕으로 서민금융지원을 확대해나가되, 어려운 사람이 우선적으로 지원받도록 제도 보완을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여러 상품들이 같은 계층에게 중복 지원을 하는 반면, 어떤 상품도 커버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할 수도 있고 재원부족으로 지속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첫 번째 정책과제로 꼭 필요한 사람에게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해 나가는 동시에 다양한 금융상품의 체계를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민금융의 정책효과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별 사업들이 당초 목표했던 대로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객관적인 평가와 진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공급자 시각에서 성과를 평가하기보다는 수요자 입장에서 그 효과를 측정해야 할 것이다. 개별 상품별로 실제로 어느 계층이 얼마나 혜택을 받았는지, 재원 부담자와 정책 수혜자간 비용과 편익의 분담이 적정한지 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출시된 햇살론17의 수요가 예상치를 상회한 것에 착안해 공급 확대를 위한 방안도 논의했다. 햇살론17은 금리가 연 17.9%인 정책금융상품으로 현장에선 대부업보다 금리가 낮고 은행대출이라는 점이 부각돼 수요가 많은 편이다. 이 상품은 지난 2일 출시 이후 18일까지 영업일 기준으로 11일간 총 570억 원이 공급돼 올해 공급 규모를 당초 계획된 2000억 원에서 최대 4000억 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별도로 금융당국은 내년에 미취업 청년·대학생의 생활자금 마련 부담을 줄이기 위해 취업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저금리 '햇살론youth(유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맞물려 금융당국은 향후 금융회사의 채권자 책임을 확립하고 채무자 권익을 보장하도록 체계적 소비자신용 규율체계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있어 간담회에서는 이와 관련한 내용도 언급됐다. 그동안 채무조정이 공적제도 위주로 발적한 탓에 금융권 자체 채무조정이 미흡하고 과도한 추심 관행이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다음달부터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의 시스템 개편도 논의됐다.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는 현재 전국에 48개 센터가 운영중으로 연말까지 총 51개로 늘어나는데, 향후 민간·정책 서민금융상품에 대한 맞춤형 상담 기능과 금융 외 법률·고용·복지 등과 연계하는 지원 기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은 위원장은 "전달체계는 센터 구축을 통한 하드웨어적 접근의 편의 뿐 아니라 접근채널의 다변화, 내실 있는 상담, 맞춤형 서비스 추천, 사후관리 등 소프트웨어적 콘텐츠 개발도 함께 갖추어져야 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전화·인터넷·모바일 등 비대면 상담을 통해 금리·한도 면에서 최적 상품을 추천해주는 맞춤대출서비스는 접근의 용이성과 기능적 우수성 측면에서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정부는 금융위원회의 서민금융지원센터, 고용부의 고용센터, 기회재정부의 일자리센터, 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지원팀 등 관련부처 협업으로 대국민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구축하고 있다.
이효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h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