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금융권이 최근 잇따라 대출 문을 걸어 잠그면서 중저신용자들이 대출 절벽에 내몰리고 있다.
연체율 상승으로 중저신용자에게 제공하는 은행 사잇돌대출, 저축은행 중금리 대출 등이 위축되면서 서민들이 자금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고금리 여파에 금융업권 전반적으로 연체율이 상승하자 리스크 관리 강화 차원에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는 것인데 급전을 구하지 못한 중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올해 1~3분기 취급한 사잇돌대출 공급액은 총 82억1040만원에 불과하다. 분기별 평균적으로 27억원가량 취급했음을 고려할 때 5대 은행의 연간 사잇돌대출 공급액은 약 109억5000만원으로 예상된다.
사잇돌대출은 SGI서울보증에서 대출 원금을 보증해주는 정책금융 성격의 중금리 대출상품으로 근로자(연소득 1500만원 이상), 사업자(연소득 1000만원 이상), 연금소득자(연간 수령액 1000만원 이상)에게 연 6~10% 금리로 1인당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해준다.
사실상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4~10등급의 중저신용자들을 위한 상품이다.
그러나 5대 은행이 취급한 중금리대출 공급액은 당초 금융당국에 제시한 연간 목표공급액인 221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올해 3분기 기준 1금융권에서 취급한 사잇돌대출 총 공급액 607억8000만원 중 95%가량은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두 곳의 인터넷은행에서 발생한 것으로 시중은행들이 중저신용자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은행권이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줄이고 있는 것은 최근 들어 저축은행에 이어 은행 연체율마저 줄줄이 상승세여서다.
이로 인해 은행권이 연체 위험이 높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심사를 강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저신용자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규모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민간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총 1조4235억원으로 전년 동기인 3조1436억원 대비 54.7%나 급감했다.
공급처도 줄어들었다.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민간 중금리 대출을 공급한 곳은 지난해 33개에서 올해 27개까지 줄었다. 민간 중금리 대출 공급 건수도 같은 기간 19만4836건에서 8만6025건으로 55.9%나 감소했다.
민간 중금리 대출의 경우 특성상 취약차주 비중이 높아 연체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저축은행들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금리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연체율은 5.33%로 지난해 말 대비 1.92%p 상승했다.
기준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조달금리가 올라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도 중금리 대출 규모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저축은행의 경우 은행권과 달리 자금조달 창구가 예적금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수신금리가 높아지면 조달비용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늘어난 조달비용분만큼 대출금리에 적용할 수 있다면 수익 보전에 문제가 없지만, 현재 민간 중금리 대출금리 상한은 17.5%로 책정돼 있어 그 이상은 올릴 수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중금리 대출을 취급할수록 역마진 위험이 커져 대출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인터넷은행에서도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도 최근 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잔액은 올해 2월 2조777억원에서 5개월 연속 감소해 지난 7월 기준 1조9655억원까지 줄었다. 토스뱅크도 지난 2021년 12월부터 중저신용자 대출을 실행한 이후 처음으로 올해 4월부터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를 줄였다. 토스뱅크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는 지난 4월 3조1006억원에서 6월 3조668억원으로 두 달 새 338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중저신용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2금융권을 중심으로 한동안 대출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저축은행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중저신용자 및 다중채무자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연체채권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건전성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신용대출 공급 축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