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올해부터 방카슈랑스 신규 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은행과 방카슈랑스 제휴를 맺은 보험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기존 상품에 대해 관리만을 지속하기로 한 것이다.
첫 번째 이유는 지난해부터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저축성 보험이 회계상 불리하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방카슈랑스는 판매채널이 은행이기 때문에 연금보험 등 저축성 보험 판매가 전체 판매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두번째 이유는 삼성화재의 방카슈랑스 판매 수입보험료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등 판매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의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는 2021년 2057억3500만원, 2022년 1434억100만원으로 지속해서 감소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은행들도 난감한 사태다. 은행들은 홍콩 ELS 사태 여파로 인해 ELS 판매가 중단되면서 은행들은 줄어든 비이자이익을 어떻게든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비교적 안전하면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방카슈랑스는 ELS를 대체할 은행들의 비이자이익 먹거리 대안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메리츠화재, 흥국화재에 이어 삼성화재도 방카슈랑스 사업을 접으면서 은행도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우선적으로 손보사들이 저축성 보험에 손을 놓으면서 저축성보험 신상품 업데이트가 되지 않고 있으며 ’25% 판매 비중 룰’도 지키기 어려워졌다.
방카 25%룰은 은행에서 보험사 한곳의 상품 모집액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25%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다. 은행들은 주로 연초에 주력 상품을 25% 만큼 팔고 남은 금액을 남은 손보사 상품으로 채우는 등의 방카 영업을 해 왔다.
손해보험협회 자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의 손보사 방카슈랑스 제휴처는 9~12곳으로 나오지만, 실제로 은행에서 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손보사들은 그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개점휴업’을 하고 있는 손보사가 다수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이 25% 룰 규제와 종신·차보험을 은행에서 판매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규제를 풀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은행연합회장 김광수는 지난해 열린 세미나에서 “규제 때문에 방카슈랑스 이용고객은 보험상품 선택권과 가입비용 절감기회를 침해받고 있다”며 “이런 판매상품 제한은 방카슈랑스를 도입한 주요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규제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