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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모집·카드발급·콜센터도 AI가 대세…직원들 일자리 뺏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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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모집·카드발급·콜센터도 AI가 대세…직원들 일자리 뺏긴다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채널 → 디지털 전환 확산
금융권 AI기술 도입하며 ‘비용절감’ 움직임 뚜렷
일각선 금융소외계층 우려…최소한 배려 남겨둬야

카드사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에서 디지털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일자리 감소가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카드사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에서 디지털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일자리 감소가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주요 오프라인 채널에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침투하면서, 일자리가 줄고 있다. 이미 대출과 카드 등 신규 모집 채널에서는 디지털 온라인 비중이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카드사 콜센터의 경우 매년 평균 짐싸는 직원들이 500여명에 육박하고 있다. AI기술 확산으로 인해 일자리 감축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디지털에 익숙치 않은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채널 등에서 AI기술 비중이 높아지면서, 대출모집인과 카드모집인, 콜센터 등 영역에서 일자리 감소가 뚜렷해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업 신한·KB국민·삼성·현대·하나·우리·롯데·BC카드 등 8개 카드사에 등록된 모집인 숫자는 5818명으로 작년(7678명)보다 24.2%나 급감했다.
신용카드 모집인은 신용카드 발급계약의 체결을 중개하는 직업이다. 과거 대형마트나 지하철역, 영화관 등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실제 지난 2016년만 하더라도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의 모집인은 2만2872명에 달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발급 트렌드가 비대면으로 전환하면서 감소세가 가파르다.

여기에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의 공격적인 온라인 마케팅도 카드사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빅테크들은 모집인들과 달리 신용카드를 새로 발급할 경우 10만 원에서 20만 원대의 현금성 포인트를 캐시백해준다. 모집인들은 신규 고객을 유치할 때도 규제로 인해 연회비 10% 수준의 경품만 제공할 수 있다. 카드사에서도 온라인 발급 비용이 더 싸다 보니, 모집인 수요가 이전보다 많이 줄어든 것도 한몫더했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일자리 감소는 영업채널뿐만 아니다. 대고객채널인 콜센터에서도 매년 평균 약 470여명의 직원들이 떠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콜센터 인력 현황’ 자료를 보면 국내 8개 카드사의 콜센터 상담원 수는 지난 5월 말 기준 1만90명으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19년 말 대비 2346명(19%)이 감소했다. 카드사들은 챗봇을 포함해 AI를 활용한 금융서비스 등의 디지털 기술을 고객 채널 전반에 도입하고 있다.

대출 채널 역시 AI에 영향을 받는 주요 채널 중 하나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저축은행과 위탁계약을 맺은 대출모집인은 144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2210명) 34.7% 크게 줄었다. 대출모집인은 금융회사와 대출모집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대출 상담을 해주는 직업이다.

이들 역시 금융회사의 핀테크 대출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크게 줄었다. 통상 저축은행이 대출모집인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는 대출액의 2~3%대로 알려졌는데, 핀테크 업체의 대출 중개 수수료는 1%대로 매우 낮다.

업계에서는 비용과 업무 효율성을 고려했을 때, 주요 오프라인 모집채널이 이전처럼 활성화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디지털 채널 활용이 어려운 일부 금융소외계층의 경우 여전히 비대면 선호가 높은 만큼, 최소한의 오프라인 채널 유지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금융권 오프라인 채널이 디지털 채널로 급격히 전환했다”면서 “앞으로 디지털 채널 확산이 불가피한 만큼 고령층 등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