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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출 핀셋규제에 '풍선효과' 우려…금융당국 연일 가계빚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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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출 핀셋규제에 '풍선효과' 우려…금융당국 연일 가계빚 점검

스트레스 DSR 수도권 고강도 규제에 비수도권 집값 우려
지방 아파트 전셋값 오름 전환…매매가격도 하락폭 축소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 시내 아파트와 주택 단지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 시내 아파트와 주택 단지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이 다음 달 시행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를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차등 적용하면서 풍선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집값 상승 기대가 커지는 수도권 대출한도를 더 축소하면 지방으로까지 집값 상승세가 번질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를 연일 점검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더 들썩일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1일 권대영 사무처장 주재로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관계기관과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추가 조치'를 검토했다.

전날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를 수도권에 차등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부동산 시장이 더 위태로워지면서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 스트레스 DSR 규제를 도입하면서 1단계 조치로 대출한도 산정 시 0.35%p 가산금리를 부여했다. 9월부터 2단계 조치가 시행되면 0.75%p의 가산금리가 적용되는데 은행권의 수도권 주담대에는 1.2%p를 적용하기로 했다.

최근의 집값 상승세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가격은 2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둘째 주(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32% 오르며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약 5년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문제는 수도권에 한정된 핀셋 규제로 다른 지역 부동산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부풀어 오르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다.

이 같은 우려가 나오는 것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과도할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8로 지난 2021년 10월(12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1년엔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이 역대 최저 기준금리(연 0.50%)를 유지하다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자 8월부터 인상에 나섰는데, 당시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와 비슷한 수준의 기대 심리가 시장에서 형성됐다는 의미다.

집값 확산세가 지방으로 옮겨붙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7월 둘째 주(-0.04%)에서 셋째 주(-0.03%), 넷째 주(-0.02%), 8월 첫째 주(-0.02%), 둘째 주(0.02%) 등으로 하락폭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전세 가격의 경우 오름세가 확연하다. 지방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7월 넷째 주(-0.02%)에서 8월 둘째 주(0.00)에 플러스 전환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2021년에는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으로 비인기 지역까지 매수세가 몰렸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했다.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비수도권에 관심이 낮다. 하지만 향후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에 자금이 풀리면 부동산 시장 특성상 상방으로 크게 튈 수 있어 부담이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공사비를 전가할 수 있는 수요 여건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 8·8 부동산 대책을 포함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공급 위축을 즉각적으로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면서 "수도권 부동산에 대한 선호도는 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수도권 지역 주담대 대출한도를 억제한다고 지방으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은 낮다"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아직 고금리가 유지되고 있고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에 대한 우려로 집값 상승 기대가 수도권에 한정돼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