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 구매 수요가 급증하면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잇달아 올렸지만 가계대출 급증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은 지나 23일 기준 3.81%로 7월1일 대비 0.87%포인트(p) 올랐다. 신한은행의 경우 금리 하단이 1.11%p 올랐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신축(준공 5년 이내) 아파트 가격은 전월 대비 2.34% 상승해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 상승률(1.19%)의 두 배에 달했다. 이는 2012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강남 3구와 강동구가 속한 동남권의 상승률이 3.54%로 가장 높았다. 인구절벽에 대한 위기감가 집값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동산 수요가 '똘똘한 한채'에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담대 증가세가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가계 빚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올 6월 말 기준 가계 빚은 1900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7, 8월에도 크게 늘어난 만큼 현재 가계 빚 총량은 이보다도 더 높은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지난 8일 이러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했지만, 대부분 중장기 대책이어서 당장의 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 금융당국은 내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도입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축소하기로 했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있어 그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권에선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다”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편, 시중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은행들이 계속해서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어 이에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은행권은 대출 금리를 인상하는 방법으로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해왔다. 하지만 시장 금리는 내려가는 상황에서 대출금리만 올라가자 은행권 이익만 늘어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출 금리 인상을 통한 가계대출 억제 방안을 자제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