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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금리 연일 인상해도...대출받아 ‘똘똘한 한 채’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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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금리 연일 인상해도...대출받아 ‘똘똘한 한 채’에 몰렸다

2단계 스트레스 DSR 내달 시행 앞두고 대출 막차 수요 몰려

한국은행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은행 전경 사진=연합뉴스
영끌족들이 집값 추가 상승우려에 대출받아 강남 등 ‘똘똘한 한 채’를 구매하고 있다. 최근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잇달아 올렸지만 가계대출 급증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대통령실과 국책연구기관 KDI의 압박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부동산과 가계부채를 꼽았다. 이 총재가 영끌족의 패닉바잉을 경고했지만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연기로 자극된 대출 막차 수요로 집값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 구매 수요가 급증하면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잇달아 올렸지만 가계대출 급증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은 지나 23일 기준 3.81%로 7월1일 대비 0.87%포인트(p) 올랐다. 신한은행의 경우 금리 하단이 1.11%p 올랐다.
전날인 22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이 기준 금리를 3.5%로 묶고 긴축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하기로 한 이유로 부동산과 가계부채를 꼽았다. 이 총재는 서울 아파트값이 22주째 상승하고 올해 2분기에만 주택담보대출이 16조 원 증가한 상황에서 “한은이 부동산 가격에 관심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신축(준공 5년 이내) 아파트 가격은 전월 대비 2.34% 상승해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 상승률(1.19%)의 두 배에 달했다. 이는 2012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강남 3구와 강동구가 속한 동남권의 상승률이 3.54%로 가장 높았다. 인구절벽에 대한 위기감가 집값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동산 수요가 '똘똘한 한채'에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공급 부족과 공사비 인상에 따른 시장 불안이 꼽힌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서울시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2923호로, 당초 예상보다 6235가구 감소했다. 이에 소비자들이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주택 공급 우려가 현실화 됐다고 판단하면서 서울 주요지역 신축 아파트에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주담대 증가세가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가계 빚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올 6월 말 기준 가계 빚은 1900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7, 8월에도 크게 늘어난 만큼 현재 가계 빚 총량은 이보다도 더 높은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지난 8일 이러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했지만, 대부분 중장기 대책이어서 당장의 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 금융당국은 내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도입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축소하기로 했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있어 그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권에선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다”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편, 시중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은행들이 계속해서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어 이에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은행권은 대출 금리를 인상하는 방법으로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해왔다. 하지만 시장 금리는 내려가는 상황에서 대출금리만 올라가자 은행권 이익만 늘어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출 금리 인상을 통한 가계대출 억제 방안을 자제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