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도입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 시행이 한 주 앞으로 다가 오면서 '내 집 마련' 막차 수요가 몰리고 있다.
금융당국 가계대출 관리 강화 주문에 은행이 금리인상 등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지만 8월 가계대출 증가폭은 0%대 금리시대보다 더 높을 전망이다.
스트레스 DSR은 실제 금리에 금리 변동성을 감안한 가산금리를 더해서 DSR을 산정하는 제도이다. 결국 가산금리가 커질 수록 대출한도 역시 줄어드는데 1단계에서는 가산금리 0.38%포인트(p)를 부과했지만 2단계부터는 0.75%p로 확대된다. 특히 금융당국이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는 1.20%p를 가산하기로 하면서 9월부터 수도권에 주택 구입에 나서려는 차주들은 대출한도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다른 대출이 없는 연봉 1억원의 직장인이 수도권에 집을 사기 위해 변동형 주담대를 받는 경우, 금리 4%, 만기 40년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방식으로 대출한도는 1단계가 시행 중인 현재 7억5400만원에서 6억7200만원으로 8200만원가량 축소된다.
당초 스트레스 DSR 2단계는 7월 1일 시행 예정이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서민·소상공인의 대출문이 급격히 좁아질 수 있다면서 9월 1일로 연기했는데 결과적으로 7월부터 '막차 수요'가 몰려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8월 셋째주까지 22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는데 8월 둘째주는 전주대비 0.32% 올라 5년 11개월만에 최대 상슝를을 보였다.
거래량도 껑충 뛰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467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7월 1만1170건을 기록한 뒤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아직 거래 신고 기간(8월 31일까지)이 일주일 가량 남았기에 7월 거래량은 최종적으로 1만건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9월까지 남은 한 주도 막차 수요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절 주문에 시중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대출 수요을 억제해 왔지만 역부족이었다.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2일 기준 565조8천957억원으로 7월 말(559조7천501억원) 보다 6조1456억원 더 늘었다. 이 속도가 유지질 경우 이달말 증가 폭은 7월(+7조5975억원)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7월 이후 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은행권이 금리를 계속 올려왔지만 크게 영향이 없었다"면서 "8월 들어서도 일선 현장에서 느끼는 대출 문의는 7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체감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집값이 크게 올라 매수인과 매도인 간의 눈치 게임이 본격화됐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따라 8월 마지막 주의 대출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서울 마포구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7월 거래 문의는 집값이 정점이었던 2021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면서 "8월 들어서는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심리가 퍼지면서 7월 보다는 거래 문의가 줄었다"고 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