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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집값 때문에 금리 못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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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집값 때문에 금리 못내렸다"

"금리 인하시 부동산 가격상승,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위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과 관련해 "현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우석경제관에서 열린 '서울대학교-한국은행 공동 심포지엄'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 결정 이후 과연 금통위의 결정이 현 상황에서 옳은 결정이었는지 갑론을박도 있고 많은 분들이 의견을 제시해 주셨다"면서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이 논쟁이 현 상황에서의 최적 결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두고 왜 우리가 지금 금리인하를 망설여야 할 만큼 높은 가계부채와 수도권 부동산 가격의 늪에 빠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성찰은 부족해 보인다는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4년 57% 수준에서 2021년까지는 거의 20년 동안 모든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며 "과거에도 가계부채가 어느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지만 경기가 어려워지면 자신의 정부 임기내에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노력보다는 다음 정부로 미루는 것이 편한 선택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도 마찬가지"라며 "제가 지금 고민하는 것은 왜 수도권 부동산 가격은 떨어지지는 않고 조그만 충격만 있어도 급등하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구조적인 제약을 개선하려고 하지 않고 단기적으로 고통을 줄이는 방향으로 통화·재정정책을 수행한다면 부동산과 가계부채 문제는 지난 20년과 같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이번 금통위 결정은 한번쯤은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에 대한 경각심을 주고, 이번 정부가 지난 20년의 추세를 처음으로 바꿔주는 정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짚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