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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이자장사 후폭풍] 연체 우려 속 자영업자 대출 늘린 KB·신한… 하반기 추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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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이자장사 후폭풍] 연체 우려 속 자영업자 대출 늘린 KB·신한… 하반기 추가 확대

4대 은행, 1H 소호대출 평균 연체율 0.07%P 상승에도
국민 1조·신한 4000억 각각 늘려…비대면 신용대출 등 지원 계속
서울 명동 거리의 한 점포가 텅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명동 거리의 한 점포가 텅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요 은행들이 내수 부진으로 대출 연체율 우려가 컸던 상반기에 자영업자 대출을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주문에 따라 자영업자 대출 취급은 연말까지 확대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은행권은 정부 기조에 발맞춰 하반기 경영전략을 전면 정비하고 관련 상품 취급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30일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은행의 상반기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살펴보면 국민은행은 1조1565억원 증가한 94조6141억원, 신한은행은 4086억원 늘어난 69조800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 기간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이 증가했음에도 대출을 더 내준 것이다. 6월 말 기준 4대 은행의 소호 대출 평균 연체율은 0.49%로 전년 말 평균(0.42%) 대비 0.07%포인트(P) 상승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연체율은 이 기간 각 0.06%P씩 올랐다.
다만 이들 은행이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늘릴 수 있던 것은 은행과 지주 모두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일정 궤도까지 끌어올린 덕분으로 파악됐다. 중기·자영업자 대출 등 연체율 증가 우려가 큰 대출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을수록 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이 줄어들어 CET1 비율을 높이는 구조다.

KB금융의 2분기 말 CET1 비율은 직전 분기 대비 0.04%P 개선된 13.74%,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0.48%P 오른 15.33%로 각각 집계됐다. 신한지주의 경우 0.32%P 상승한 13.59%, 신한은행은 0.62%P 크게 개선된 15.57%를 각각 기록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상반기 자영업자 대출을 줄였다. 특히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보다 4조6913억원 감소한 44조9627억원을 각각 내준 것으로 집계됐는데, 건전성 관리와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한 조처로 파악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은행의 중기·소상공인 대상 투자 확대를 주문한 데 따라, 하반기 관련 대출의 판로는 늘어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놀이, 이자 수익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고 언급한 바 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금융권 협회장과의 간담회에서 “금융이 시중 자금의 물꼬를 인공지능(AI) 등 미래 첨단산업과 벤처기업, 자본시장, 지방과 소상공인 등 새로운 영역으로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은행권은 자영업자 대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관련 상품 취급을 꾸준히 이어가거나 하반기 경영전략을 전면 정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KB소상공인 응원 프로젝트’를 통해 비대면 신용대출을 공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용보증기금에 55억원을 출연해 유망창업기업 등에 금융지원을 한다.

하나은행 역시 신보와 기술보증기금에 107억원을 추가 특별출연해 총 42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시행한다. 우리은행은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소호사업부’를 신설, 소호 전용상품 출시와 경영 컨설팅 제공 등 지원에 나서며 공급망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와 기업데이터 관리 플랫폼 ‘e-MP’ 활성화도 병행한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