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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로 찾는 카드사] 4년 연속 순이익 ‘내리막길’…2금융 중 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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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로 찾는 카드사] 4년 연속 순이익 ‘내리막길’…2금융 중 유일

2020년 이후 2조 원대 ‘박스권’ 갇혀
성장 둔화 속 수익성·재무구조 압박
영업 다변화 시도 새 수익 창출 기대
카드사 실적이 장기적인 부진에 빠지면서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카드사 실적이 장기적인 부진에 빠지면서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카드사 실적이 수년째 박스권에 갇혔다. 2금융권 가운데 순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업권은 저축은행을 제외하면 카드사가 유일하다. 민간 소비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자동차금융, 비회원 카드대출 등으로 영업기반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연체율 등 건전성마저 위협받고 있어 활로를 찾는 것이 급선무라는 평가다.

19일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드사 실적 부진은 2020년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현대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조2516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5249억 원) 대비 약 18% 감소했다.

카드사별로는 업계 1위 신한카드가 246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3793억 원) 대비 35% 감소하며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KB국민카드도 1813억 원으로 전년(2257억 원)보다 29% 줄었고, 롯데카드는 416억 원으로 34% 급감했다. 삼성카드의 순이익은 업계 최대 규모였으나 3356억 원으로 전년(3628억 원) 대비 7% 줄었다. 우리카드는 760억 원으로 10% 감소했고, 하나카드는 1102억 원으로 6% 줄었다. 비씨카드 역시 948억 원으로 5% 감소했다. 반면 현대카드는 1655억 원을 기록해 전년(1638억 원) 대비 1% 늘며 8개사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보였다.

국내 전업카드사들의 순이익은 수년째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의 합산 순이익은 2020년 1조8662억 원에서 2021년 2조1531억 원으로 늘었으나 2022년에는 1조8276억 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2023년 2조9044억 원까지 반짝 늘었지만 2024년에는 2조5771억 원에 그치며 결국 ‘2조~3조 원 박스권’에 머물렀다. 업계 실적 부진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업계의 장기 부진 배경에는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신용카드사의 성장은 둔화되는 가운데 수익성과 재무구조 저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2년 연속 민간소비지출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카드 결제 실적 성장률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 이용 규모가 이미 민간소비 수준에 근접해 추가 성장이 쉽지 않은 가운데 카드사들이 자동차금융, 비회원 대출, 해외시장 개척 등 사업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비카드 자산의 이익 기여도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금리로 인한 조달비용 부담과 경기침체로 카드 이용 성장도 둔화됐다”면서 “세법 개정으로 법인세 비용이 늘고, 경기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충당금 적립도 커지는 등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