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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舞香춤 페스티벌…전통춤과 신전통춤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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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舞香춤 페스티벌…전통춤과 신전통춤 양식

덧배기춤(백현순作, 한체대 교수)이미지 확대보기
덧배기춤(백현순作, 한체대 교수)
5월 28일(화)부터 31일(금)까지 오후 7시 30분, 남산국악당에서 서울국제문화예술협회(이사장 백현순) 주최로 나흘간 전통춤 공연이 있었다. 첫날 여덟 갈래 공연의 감상을 피력한다. 이날 공연은 김승일에서 임관규에 이르는 6·70대의 후학을 지도하고 있는 남성 둘, 여성 여섯의 전통 무용 지도자들이 이수 받은 스승의 명무나 전통 기반의 재안무를 선보인 공연이 되었다.

집중도를 고려한 공연장에서 성재형의 ‘태평무’(강선영류), 김승일의 ‘살풀이춤’(이매방류), 유정숙의 ‘협풍무’(俠風舞), 정혜진의 ‘비상’(飛翔), 최정임의 ‘애련설’(愛蓮說), 임관규의 ‘한량무’, 윤덕경의 ‘밤의 소리’, 백현순의 ‘덧배기춤’에 이르는 전통춤과 전통춤의 변주에 이르는 홀춤이 자신들의 류·파(流, 派)를 대표하였다. ‘검무’, ‘입춤’, ‘살풀이춤’, ‘즉흥무’, ‘달구벌 덧배기춤’이 재창작되었다.
태평무(강선영류 , 성재형 성신여대 무용과 교수)이미지 확대보기
태평무(강선영류 , 성재형 성신여대 무용과 교수)

태평무(강선영류) : 성재형(성신여대 무용예술학과 교수)은 태평무 이수자로서 ‘태평무’를 자신의 실연 레퍼토리의 우선순위에 둔다. 큰 키와 역동을 분출하는 체격에 보태지는 기교는 국태민안과 태평성대라는 주제에 대한 설득력을 갖는다. 화려한 복식의 무녀가 왕과 왕비 역을 맡아 나라의 평화를 기원하는 춤은 여러 영역의 장단을 오가며 디딤과 사위에 걸친 오묘함을 경쾌하게 풀어내었다.
살풀이춤(이매방류, 김승일 중앙대 교수)이미지 확대보기
살풀이춤(이매방류, 김승일 중앙대 교수)

살풀이춤(이매방류) : 김승일(중앙대 무용전공 교수)은 살풀이춤 이수자로서 나름의 특색으로 신명에 실은 남성 ‘살풀이춤’을 선보인다. 1936년 한성준이 무용발표회 때 ‘살풀이춤’이라고 처음 사용한 명칭은 무속 의식에서 출발하여 기방무로 정착되었다. 살풀이장단에 맞추어 어깨춤을 추면서 천을 운용한다. 굿거리장단에 이르면 동작과 수건 놀림도 빨라지고 살을 푸는 '풀이' 행위가 구체화 된다.
협풍무(유정숙作, 효산무용단 에술감독)이미지 확대보기
협풍무(유정숙作, 효산무용단 에술감독)


협풍무(俠風舞) : 유정숙(용인시립예술단장)은 검무를 존중하고 의리를 내세우는 의협의 아름다움을 창안한다. 한을 풀어내는 여인의 한 방식은 연희적 검에 머물러있지만, 장검으로의 확장과 군무로의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 준다. 충절과 의리를 상징하는 강온 교차의 춤은 한과 흥의 이미지를 복합적으로 보여 준다. 살을 에어내는 추위에도 지조의 칼은 빛나고, 의협의 길은 아름답기만 하다.
비상(최현作, 정혜진 최현 우리춤원 회장)이미지 확대보기
비상(최현作, 정혜진 최현 우리춤원 회장)


비상(飛翔) : 정혜진(최현우리춤원 회장)은 서울시무용단 단장 역임 등의 거추장스러움을 떨치고, 스승 명무 최현作 「비상」을 사유한다. 남성 독무로 시작한 춤은 여성 춤으로도 인기 레퍼토리에 꼽힌다. 선비의 도량과 한량의 풍류가 ‘새의 의지’에 담겨 자유분방한 해방감이 두루 퍼지고, 정혜진은 이러한 자유 해방감과 함께, 전통 창작품의 우월성을 과시했다.
애련설(최정임 作, 서울국제무용콩쿨 집행위원)이미지 확대보기
애련설(최정임 作, 서울국제무용콩쿨 집행위원)


애련설(愛蓮說) : 최정임(서울국제무용콩쿨집행위원)은 고고한 기품과 맑고 청아한 향기를 지닌 연꽃 예찬무를 창안한다. 그녀는 자신을 세상의 오욕을 모두 받아 정화하는 연꽃에 비유하면서 작품을 이어간다. ‘살풀이춤’, ‘입춤’, ‘즉흥춤’의 장점들이 포진한다. 스쳐 가는 바람에 모든 욕망을 비워내는 연꽃 향에 춤 자락이 휘날린다. 최정임은 전통과 괴리되지 않는 창의력으로 한국전통춤의 다양한 기교를 보였다.
한량무(임관규作, 비손무용단 대표)이미지 확대보기
한량무(임관규作, 비손무용단 대표)


한량무 : 당대의 최고 춤꾼 임관규(비손무용단 대표)는 대구 출신의 전통춤 명무이다. 대구시무형유산 살풀이춤 이수자로서 임관규류 ‘한량무’는 세기와 연기에서 두드러진 차이점을 보인다. 탈속(脫俗) 같은 미국 생활, 사막 데스밸리에서의 수행이 연상된다. 고도로 절제된 기교와 품격의 춤은 교본의 역할을 한다. 치밀하게 짜인 동선 위에서의 자유로운 한량무의 연행은 통달한 자만이 해낼 수 있다.
밤의소리(윤덕경 作, 장애인문화예술진흥개발원 이사장)이미지 확대보기
밤의소리(윤덕경 作, 장애인문화예술진흥개발원 이사장)


밤의 소리 : 윤덕경(장애인문화예술진흥개발원 이사장) 안무·출연의 ‘밤의 소리’는 황병기 작곡의 가야금 ‘밤의 소리’가 동인(動因)이 된다. 1991년에 초연되어 인기 레퍼토리가 된 작품은 33년 만에 성현주의 가야금 연주로 윤덕경이 인상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밤의 정원에서 소리의 흩어짐과 정적을 감도는 울렁임을 감지해 낸다. 금세 닿을 것 같은 우주의 빛깔과 마주하며 황홀에 젖는다.

덧배기춤 : 백현순(한국체대 공연예술학과 교수) 재안무·구성의 이 춤은 무탈을 기원하며 잡것을 없애기 위해 덧배기 장단에 맞추어 추는 춤이다. ‘덧배기춤’은 경상도 여러 지역에서 추어지는 춤을 일률적으로 덧배기춤이라고도 하는데 백현순의 ‘덧배기춤’은 달구벌지역의 허튼춤의 변주로 어깨춤과 춤사위가 독특하며 신명을 일구는 탁월한 춤으로 관객과 함께 호흡을 하는 춤이다. 이 춤을 마무리로 무향춤 페스티벌의 초청 개막 공연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백현순(예술감독, 서울국제문화예술협회 이사장, 한체대 교수)
백현순(예술감독, 서울국제문화예술협회 이사장, 한체대 교수)


다른 춤은 29일(수) : 진쇠춤(이동안류), 태평무(한영숙류), 호남살풀이춤(최선류), 신칼대신무(이동안류), 논개별곡(김경란작), 교방굿거리춤(김수악제 김경란류) 30일(목) : 승무(한영숙류), 허툰입춤(이동안류), 장고춤(강선영류), 민살풀이춤(조갑녀제 김경란류), 매향무(최정윤작), 논개별곡(김경란류) 31일(금) : 승무(김경란류), 구음검무(김경란류), 풍운화무(조경아작), 십이체장고춤(한혜경류)에 이른다.

축제는 실질적 독창성을 지녀야 문화원형이 된다. 많은 축제나 시설물이 독창성을 잃으면서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시간이 걸리고 힘들더라도 타 축제와 유사성을 피하고 특정 작가, 장르, 연대나 전통춤 발전에 대한 방안에 관해 연구해야 할 것이다. 축제는 실천적 주제로 외형적 수사보다 내공을 쌓을 힘을 길러야 한다. 처음 접하는 전통무용과 무용의 역사를 읽게 해주는 춤도 수용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무향춤 페스티벌은 나름의 차별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통춤 전형 구성을 위한 학술 콜로키엄’을 3일간 축제와 함께 실시하여 한국전통춤의 전형에 관한 관심을 집중시켰으며, 올해는 전통을 바탕으로 한 재구성 안무 혹은 신전통의 춤(협풍무, 비상, 애련설, 밤의 소리, 덧배기춤 등)을 선보임으로써 ‘승무, 살풀이, 태평무’로 대변되는 한국전통춤 종류에 ‘신전통’이라는 다양한 춤 확산에 기여하였다.

올해 제3회 舞香춤 페스티벌은 스승들이 개막초청공연으로 막을 열면 후학들이 같은 숫자로 라이브 연주와 함께 릴레이 춤을 펼치는 일인무 페스티벌이자 가(歌),무(舞),악(樂)의 향연이었다. 첫날의 남성 두 명을 제외하고 모두 여성 무용수들로 채워졌다. 참가 무용수들은 지정된 공간에서 경연 같은 공연을 위해 기량을 끌어 올려야 하고 엄청난 연습을 해야 한다. 성재형에서 임미례(십이체장고춤, 2명 출연)에 이르는 춤은 전통춤 기량 향상의 바람직한 모범이 되었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