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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관 재제청 거부…청와대 두 차례 반박에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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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관 재제청 거부…청와대 두 차례 반박에 갈등 격화

조희대 “헌법적 근거·구체적 사유 없어”…재제청 요청 거부
靑 “총리 부서 거친 전자문서”…“사실관계 왜곡” 재차 반박
노태악 후임 200일 넘게 공석…권한쟁의심판까지 번져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을 거부하고 청와대가 두 차례에 걸쳐 반박에 나서면서 반년 넘게 이어진 대법관 인선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공석이 200일을 넘긴 가운데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공백 장기화 가능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이날 청와대가 지난달 요구한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재제청 요청 공문에 구체적인 사유와 이를 뒷받침할 헌법적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며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첫 대법관 인선을 둘러싸고 시작된 이번 갈등은 지난 1월 말 시작됐다. 당시 후보추천위원회는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와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등 4명을 추천했으나, 당시 청와대와 사법부가 최종 후보를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면 제정 절차가 멈췄다. 지난 3월 노 전 대법관 퇴임 이후 후임 자리는 6개월 넘게 공석 상태다.

조 대법원장은 공석이 길어지자 지난달 18일 청와대와 사전 합의 후 제청하던 기존 관례를 깨고 손 후보자를 단독으로 임명 제청했다. 청와대는 열흘 뒤 “실질적 협의 없는 일방적 서면 제청”이라며 나머지 추천 인사 중 다시 제청해 줄 것을 요구했다.
법조계에서는 당초 후보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새로운 인물을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조 대법원장은 "재제청 요청 문서에 구체적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없고, 달리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헌법적 근거도 없다"며 거부 입장을 택했다. 재제청 요구 자체의 헌법적 정당성을 부정하며 거부권을 행사한 셈이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 직후 깊은 유감을 표하며 반박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으로,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되는 인식”이라며 대법원장이 후보자를 제청하면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은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관 공석 장기화로 국민의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며 조속한 후속 제청도 촉구했다.

오후에는 두 번째 입장을 내고 조 대법원장이 제시한 근거를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재제청 요청 공문이 전자문서로 시행됐고 국무총리의 부서도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조 대법원장의 헌법 82조 언급이 재제청 절차에 흠결이 있었던 것처럼 비칠 수 있다며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입장 발표”라고 비판했다.

손 후보자를 받아들이지 않은 근거도 이미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법원장에 대한 존중의 의미를 담아 공문에 ‘반려’나 ‘거부’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손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시했고, 구체적인 이유는 지난달 28일 수석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이런 사유를 당시 브리핑을 통해 밝혔음에도 조 대법원장이 공문에 적혀 있지 않다는 이유로 사유를 알 수 없다고 하는 취지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노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이 조 대법원장의 내년 6월 임기 만료 때까지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노 전 대법관 후임 자리는 200일 넘게 공석이다.
갈등은 헌법재판소로도 번졌다. 국민의힘은 전날 이재명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가 국회의 대법관 임명동의권과 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며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대법원장이 재제청 거부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어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지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unda9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