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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퀸' 유해란..."너무 몰아붙이면 에너지 고갈돼 휴식도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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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퀸' 유해란..."너무 몰아붙이면 에너지 고갈돼 휴식도 필요해"

-유해란, 올 시즌 LPGA투어 메이저 2승, KLPGA투어 하이트진로 쳄피언십 우승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자 유해란. 사진=KLPGA 이미지 확대보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자 유해란. 사진=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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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경기)=안성찬 대기자]'메이저 퀸' 유해란(25·다올금융그룹)이 한국을 찾아 4년6개월 만에 대회에서 우승했다.

4일 경기 여주의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686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 KLPGA)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 제26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최종일 4라운드.

유해란은 이날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합계 4언더파 284타(73-69-73-69)를 쳐 김민솔(두산건설 We've)과 김민주(삼천리)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 2억7000만 원.

KLPGA투어 통산 6승이다. 2019년 KLPGA에 입회한 유해란은 정규투어와 드림투어를 병행, 초청받아 출전한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첫 우승했다. 드림투어는 2승이다.
2020년 제주삼다스 마스터스에서 2연패하면서 신인왕을 차지했다. 2021년 엘크루 TV조선 프로 셀러브리티와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 승수를 추가했다. 2022년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우승한 뒤 미국으로 건너갔다.

2023년 LPGA투어에 합류한 유해란은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하며 신인상을 수상했고, 올 시즌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과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등 2승을 추가하며 통산 5승을 올렸다.

우승을 확정하고 환호하는 유해란. 사진=KLPGA이미지 확대보기
우승을 확정하고 환호하는 유해란. 사진=KLPGA


▲다음은 유해란의 일문일답.

Q: 홀로 언더파를 쳤다.
A: 오랜만에 한국 대회에 출전했는데 좋은 성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 이번 주 코스가 쉽지는 않았지만 경기 자체를 재미있게 풀어갔고, 좋은 기억과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었다. 우승까지 하게 되어 더욱 기분이 좋다.

Q: 최종 라운드에서의 전체적인 경기 전략은 무엇이었는지.

A: 전체적으로는 수비적인 전략이었다. 코스 자체가 무리하게 공격하기 어려운 세팅이었기 때문에 핀을 바로 공략하기보다 그린에서 비교적 편한 위치에 공을 보내는 데 집중했다. 핀 옆에 떨어뜨렸다고 해서 반드시 볼이 그 자리에 멈추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생각한 지점에 정확히 떨어뜨리는 것을 우선했다. 초반에 다른 선수가 버디를 연이어 기록한 것도 알고 있었지만, 골프에는 각자 버디가 나오는 흐름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대의 버디는 축하하고 내 기회도 언젠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며 제 플레이에 집중했다.

Q: 대회 기간 중 가장 큰 터닝포인트가 된 순간이 있나.

A: 3라운드 17번 홀이 가장 큰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한다. 당시 샷 자체가 크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버디 기회를 계속 놓치면서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17번 홀에서 긴 퍼트가 들어가면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 이후 버디도 이어졌고 좋은 흐름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어, 그 퍼트가 이번 우승으로 이어진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Q: 올 시즌 메이저대회 우승이 두 차례 나왔다. 메이저 우승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부분이 있나.

A: LPGA KPMG 대회 우승때도 똑같은 말을 했는데 메이저 우승이 없다고 해서 내 커리어나 내가 골프를 좋아하는 마음이 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은퇴하기 전에는 언젠가 한 번쯤 기회가 오겠지라는 마음으로 꾸준히 노력해 왔다. 안 된다는 생각보다는 계속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된다는 마음을 유지하려고 했고, 올해 메이저대회에서 좋은 결과가 두 차례 나와 정말 기쁘다. 지금은 내년을 걱정하기보다 현재의 좋은 기분을 충분히 즐기고 싶다.

Q: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이 특별한 이유가 있나.

A: 이 대회는 메이저 대회라는 의미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꼭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 중 하나였다. 2019년에는 좋은 흐름으로 경기하다 17번 홀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서 베스트 아마추어로 마무리한 기억이 있다. 그래서 언젠가는 꼭 이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었다. 이번 우승으로 오래 남아 있던 아쉬움이 해소된 느낌이라 더욱 기쁘다.

Q: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했다. 미국 무대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보나.

A: 도움이 많이 됐다고 생각한다. LPGA 투어에서 뛰면서 기술적인 부분도 좋아졌지만 골프를 대하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어떻게든 바로 잘해보려고 너무 많은 에너지를 썼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과부하가 왔던 것 같다. 지금은 잘 안 풀리는 순간이 와도 골프가 원래 그렇다고 받아들이고, 조금 기다리면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변화가 이번 메이저 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본다.

Q: 단단한 그린 컨디션이 본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부분이 있나.

A: 그린이 빠른 것 자체보다 단단했던 점이 내 플레이에는 비교적 잘 맞았다. 원래 공을 높게 띄우는 편이고 볼에 힘도 있는 편이라, 그린에 떨어졌을 때 공이 지나치게 많이 달아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다. 원하는 컨택과 탄도가 나오면 그린 안에서 버디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제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Q: 2년 만에 한국 잔디(중지)에서 경기하며 적응이 필요했던 부분이 있었나.

A: 잔디 결의 영향을 예상보다 많이 받았다. 짧은 거리에서도 잔디에 클럽이 걸리는 느낌을 받은 상황이 있었고 이번 주 내내 비슷한 샷들이 몇 차례 있었다. 다만 그것 역시 코스의 일부이고 내가 적응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결과를 잔디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앞으로 한국 대회에서 더 잘하려면 이런 부분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한국에서 남은 대회에서도 추가 우승에 대한 욕심이 있나.

A: 우승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지만 결과를 미리 단정하고 싶지는 않다. 2년 만에 한국에서 경기하면서 많은 팬분들 앞에서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즐거웠다. 이번주도 처음부터 반드시 우승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오랜만에 팬분들과 즐겁게 경기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나왔고, 코스에서도 일부러 더 많이 웃고 대화하려고 했다. 다음 대회에서도 성적에 지나치게 연연하기보다 즐기면서 플레이하고 싶다.

Q: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한다면.

A: 나 역시 아직 계속 적응해 나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무엇을 더 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번에 함께 경기해 본 선수들은 거리, 아이언 샷, 퍼트 등 전반적인 기량이 정말 뛰어났고 지금 미국에 가도 충분할 정도라고 느꼈다. 다만 한 대회에서 잘하지 못한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고 다음에도 기회가 계속 있기 때문에, 한순간의 결과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코스 안에서 재미있는 요소를 찾고, 경기를 조금 더 즐기면서 풀어갔으면 좋겠다.

동료들에게 맥주로 우승 축하세례를 받는 유해란. 사진=KLPGA이미지 확대보기
동료들에게 맥주로 우승 축하세례를 받는 유해란. 사진=KLPGA


Q: 올해 좋은 성적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A: 올해 5월에 작은 수술을 받으면서 약 5주 동안 클럽을 잡지 못했다. 프로가 된 뒤뿐 아니라 아마추어 시절까지 포함해 그렇게 오래 골프를 쉬어 본 적이 없었다. 쉬는 동안 오히려 제가 골프를 정말 좋아한다는 것을 다시 느꼈고, 빨리 공을 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 시간이 내게는 다시 재정비하고 열정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쉬는 것도 중요하고, 쉬는 것도 연습이라는 말을 이제는 조금 이해하게 된 것 같다.

Q: 휴식이 경기력과 자신감에도 영향을 줬다고 보는지.

A: 그렇다. 모든 선수들의 기술은 뛰어나지만 골프를 너무 붙잡고 계속 몰아붙이면 에너지가 고갈돼 본인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에 나오기 전에도 약 4주간 대회가 없었고, 연습과 개인적인 일정은 소화했지만 휴식에도 조금 더 집중하면서 대회를 준비했다. 그런 과정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Q: 미국 투어와 한국 투어의 코스는 어떤 차이가 있다고 느끼는지.

A: 둘 다 어렵지만 어려움의 결(성격)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코스 유형이 매우 다양하고 바람도 많이 불며, 홀마다 요구하는 공략 방식이 달라 상상력과 상황 판단이 많이 필요하다. 반면 한국 코스는 이번 대회처럼 러프가 길고 그린이 단단한 경우가 있어 조금 더 정확도를 요구한다고 느꼈다. 티 샷부터 다음 샷의 위치를 세밀하게 계산해야 하는 홀이 많았다. 결은 다르지만 두 투어 모두 쉽지 않다.

Q: 높은 탄도의 아이언 샷이 이번 대회에서 강점으로 보여졌다.

A: 어릴 때부터 탄도가 높은 편이었다. 드라이버는 너무 높게 뜨는 점이 단점이어서 탄도를 낮추는 연습을 했고 그 과정에서 거리도 늘었다. 반면 아이언은 원하는 거리를 정확히 보내는 클럽이기 때문에 높은 탄도를 굳이 바꾸지 않았고 장점으로 살렸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런 플레이 스타일이 단단한 그린에서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Q: LPGA 투어에서도 높은 탄도를 활용한 코스 공략을 하는지.

A: 아이언을 높게 띄우고 세울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하기 때문에 티 샷에서 무리하게 드라이버를 잡기보다 유틸리티나 우드로 끊어간 뒤 두세 클럽 긴 아이언으로 정확하게 공략하는 방식을 자주 사용한다. 아이언 샷과 높은 탄도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라 생각한다.

Q: 세계랭킹 1위나 올림픽 등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목표가 있다면.

A: 장기 목표를 크게 세우는 편은 아니다. 매 상황에서 볼이 살아 있는 것에 감사하고, 짧은 퍼트를 놓치지 않는 것에도 감사하면서 플레이하려고 한다. 지금의 좋은 감각을 잘 유지하면서 힘이 닿는 데까지 골프장에서 즐겁게 경기하고 싶다.


안성찬 글로벌이코노믹 대기자 golfahn5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