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판교 백현마을 옥상 보수 지연 이어 봇들마을 승강기 한 달 넘게 운행 중단
불분명한 복구 일정에 주민 불편 가중…시설관리·감독체계 개선 필요
불분명한 복구 일정에 주민 불편 가중…시설관리·감독체계 개선 필요
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성남 판교지역 임대아파트에서 잇따라 제기된 시설관리 민원을 살펴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후관리 체계가 입주민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고 있는지 의문이 남는다.
최근 성남시 분당구 판교 봇들마을 6단지 611동에서는 승강기 2대 가운데 1대가 지난 9월 14일부터 운행을 멈췄다. 승강기 출입문에 게시된 안내문에는 권상로프와 메인 시브의 마모에 따른 운행 중단이라고 적혀 있었다.
문제는 고장 자체보다 이후 대응 과정이다. 한 달 넘게 승강기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입주민들에게 명확한 복구 일정이 안내되지 않았다는 제보가 나왔다.
안전을 위해 승강기 운행을 중단한 조치는 필요할 수 있다. 마모된 주요 부품을 교체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기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운행 중단이 장기화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부품 확보와 보수 일정, 지연 사유를 구체적으로 알리고 이동약자를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관리 주체의 기본적인 대응이어야 한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즉시 복구가 아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복구가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동안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책임 있는 설명이다.
2년 전에도 제기된 보수 지연…반복되는 민원 대응 논란
판교지역 LH 임대아파트의 시설 보수 지연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7월 17일 본지에 따르면 판교 백현마을 4단지에서는 같은 해 1월부터 옥상 바닥 표면의 균열과 훼손에 대한 보수 민원이 제기됐지만 수개월 동안 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당시 전체 20개 동 가운데 7개 동에서 옥상 균열 문제가 제기되면서 주민들은 장마철 누수 가능성을 우려했다. 관리사무소가 LH에 보수를 요청하고 성남시에 접수된 민원도 LH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보수작업이 지연되면서 주민들의 불안과 불만이 이어졌다.
이 대목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시설 보수를 외부 업체가 담당하더라도 주민들이 최종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LH의 책임 있는 관리다. 하도업체 사정이 공사 지연의 원인이 될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공공임대주택 관리기관의 설명과 감독 책임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민원 접수보다 중요한 것은 해결 과정과 주민 안내
LH의 민원 대응을 평가할 때 단순히 접수된 민원이 몇 건인지, 행정적으로 얼마나 처리했는지만 살펴서는 부족하다.
현장 확인은 언제 이뤄졌는지, 원인 진단 이후 보수계획을 수립하는 데 얼마나 걸렸는지, 공사 일정이 변경됐다면 그 사유를 주민들에게 알렸는지가 더 중요하다.
특히 승강기처럼 안전과 이동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설은 일반적인 유지보수 민원과 구분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운행 중단이 불가피하더라도 고령자와 장애인,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을 위한 임시 지원책을 마련하고 복구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주민 입장에서는 민원을 접수해도 언제 해결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관리사무소와 유지보수업체, LH 사이에서 업무를 어떻게 분담하고 있는지도 명확해야 한다. 현장 책임자가 보수를 요청한 이후 어느 단계에서 처리가 지연됐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전국 임대주택 유지보수 체계 전반 점검 필요
두 사례만으로 LH의 전반적인 관리 부실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유사한 민원 지연이 반복되는 만큼 전국 임대주택의 주요 시설과 유지보수 체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승강기와 옥상 방수, 소방·전기설비 등 안전과 직결되는 시설을 중심으로 관리 실태를 파악하고, 대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
민원 처리에 대한 평가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단순한 접수·처리 실적보다 현장 확인과 보수 완료까지 걸린 시간, 장기 미조치 비율, 주민 안내 여부 등을 중심으로 실효성을 따져야 한다.
주민들을 더욱 답답하게 만드는 것은 시설 고장 자체보다 언제 복구될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이다. 안전과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충분한 설명과 대책마저 없다면 공공주거복지에 대한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공주거복지는 입주민의 안전을 지키고 불편을 신속하게 해소하는 사후관리까지 공공기관이 책임져야 할 영역이다. LH는 반복되는 민원 지연을 단순한 개별 사례로 넘기지 말고, 시설관리와 주민 안내, 책임체계 전반을 재정비해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지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lwldms79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