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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천재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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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천재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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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그림에서만 아니라 과학과 예술에 이르기까지 만능 천재로 인정 받고있는 르네상스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오늘날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를 앓았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흥미를 끌고 있다.

다빈치는 ADHD로 고통을 받았기 때문에 모나리자(Mona Lisa)와 동방박사의 예배(Adoration of the Magi)와 같은 걸작을 완성하지 못해 고심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런던 킹스 칼리지(King 's College London)의 신경 구조 및 정신과 교수로 평생 ADHD 환자만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몰두해온 마르코 카타니(Marco Catani)는 ADHD가 다빈치가 보여준 괴기하고 이상한 행동을 설명하기에 부합된다고 말했다.

르네상스의 천재 다빈치는 만성 신경쇠약으로 이미 악명이 높았으며 마무리 작업을 하는 데 인내심이 부족해 미완성인채로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곤 했다고 그는 주장했다.
전기 작가들과 동시대의 사람들은 다빈치를 정신이 쉽게 산만하게 되는 공상 과학자로 묘사한다. 그는 1503년경에 그의 불후의 명작인 모나리자를 시작했고 1519년 그의 죽음으로 그 일을 완성하지 못했다.

사실 다빈치가 ADHD 환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카타니 교수는 최근 논문을 통해 이전보다 더욱 강력한 가설을 제기했다.

그는 학술지 '브레인(Brain)'에 발표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역설'이라는 제목의 연구 논문 (The paradox of Leonardo da Vinci)에서 "500년 전 인물을 사후 진단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그가 어떤 일을 마무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이유를 가장 설득력 있고 과학적 개연성 있게 설명하는 가설은 ADHD라고 확신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카타니 교수는 "다빈치는 역사 기록으로 볼 때 계획을 하는 데에는 지나칠 정도로 많은 시간을 들인 데 반해 인내심은 부족한 사람이었으며, 이 같은 변덕스러운 성격과 광적인 천재성은 바로 ADHD로 봐야 설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빈치는 ADHD로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처럼 잠도 거의 자지 않고 잠시 낮잠을 자며 밤낮으로 계속 일했다.

기록에 의하면 그는 왼손잡이 였고 난독증을 앓았을 가능성이 높았으며, 이 두 가지 모두 ADHD 환자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ADHD는 지속적으로 미루며 작업을 완료할 수 없는 정신상태로 방황하며 육체와 정신 모두 침착하지 못함을 특징으로 하는 행동 장애다. 어린 시절에 가장 일반적으로 진단되지만 대학생 및 성공적인 경력을 가진 사람들을 포함하여 성인에게서 점점 더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다빈치에게 있어서 그러한 ADHD 진단은 놀라운 창조성과 아이디어의 민첩성을 설명할 수도 있다.

카타니 교수는 "다빈치와 ADHD의 연관성을 밝힘으로써 ADHD와 관련된 사회적 낙인과 편견이 바뀌길 바란다. 이번을 계기로 ADHD가 낮은 지능지수나 창의력 결핍과 연관된다기보다는 사회적 시선과 선입견 등으로 인해 타고난 재능과 잠재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점이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실제로 만난 많은 사람들이 어릴 때에는 똑똑하고 직관력이 발달한 아이였으나 크면서 잠재력과 재능을 계발하지 못해 우울증과 불안 증세로 이어지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히면서 "심지어 다빈치도 자신을 낙오자와 실패자라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카타니 교수는 또한 다빈치가 ADHD였기 때문에 다양한영역에 걸쳐 성과를 남겼을지 모른다며ADHD 환자 아이들을 다빈치 같은 천재로 키워내려면 이들의 상황을고려한 특별한 관심과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형근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hgkim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