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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국제결제망 퇴출 러시아 '뱅크런'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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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국제결제망 퇴출 러시아 '뱅크런' 사태

러시아가 국제결제망에서 퇴출된 후 현지에서는 대규모 예금을 인출하는 뱅크런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가 국제결제망에서 퇴출된 후 현지에서는 대규모 예금을 인출하는 뱅크런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러시아 은행에 대해 제재가 가해지자 러시아인들의 ‘뱅크런(Bank Run, 대규모 예금인출)’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모스크바와 다른 러시아 도시의 사람들은 자국 통화의 붕괴와 국제 지불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을 두려워해 루블과 달러로 된 현금을 찾기 위해 은행 ATM과 은행 지점을 급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기로 결정한 후 27일 오전 일찍부터 외화를 인출하려는 사람들의 줄이 형성되기 시작해 루블화의 가치가 사상 최저치 하락을 기록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기자는 그날 정오까지 국제 은행의 일부지점에서 미국 달러가 바닥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U 국가들이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고 사용 능력을 축소하고 일부 러시아 대출 기관을 전세계 스위프트(Swift, 은행간 금융 통신 협회) 글로벌 결제 시스템에서 차단하는 조치에 동의함에 따라 러시아인들의 현금 인출은 주말까지 계속되었다.
일반 시민들은 비자와 마스터카드로 지불할 수 없을 것을 걱정하고 어떤 통화로든 현금을 찾으러 갔다.

27일 러시아 중앙은행은 시중 은행이 차용하고자 하는 금액에 제한이 없는 루블 유동성을 은행에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시장과 예금자들을 진정시키려고 했다.

또한 중앙은행은 은행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대가로 담보물 목록을 확대하고 신용등급도 낮추어 재융자 옵션을 확대했다.

중앙은행은 “러시아 은행 시스템은 안정적이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중단없이 작동할 수 있는 충분한 자본 준비금과 유동성 등을 갖추고 있다. 모든 고객의 자금은 안전하고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중앙은행은 러시아 은행이 스위프트에서 제외되는 경우에도 개발된 러시아의 국내 결제 메시징 시스템은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계속 작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6일 늦은 밤, 일부 사람들은 텅 빈 은행 ATM 앞에 앉아 새로운 현금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과 유럽동맹국들이 러시아 중앙은행과 러시아 최대 대출 기관에 대한 징벌적인 조치를 발표한 이후 27일 이른 시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섰다.

모스크바 거주자 에카테리나(Ekaterina)는 “이 모든 일의 시작 부분에서 돈을 인출했고 지금 또 ATM을 찾으러 갈 것이다. 결제카드에 기술적인 결함이 있는 경우를 대비하여 한 달치 현금을 갖고 싶기 때문이다. 어제 구글 페이(Google Pay)로 이미 택시비를 지불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제 은행이 제재를 받고 있는지 그리고 내 돈이 완전히 사라질지 여부를 알 수 없지만 식량을 살 수 없을 위험이 있다. 우리는 정부에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모른다. 나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현금이 주변에 있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모스크바 은행가들은 이런 인출러시가 은행 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모스크바에 있는 서부 은행의 한 임원은 “그들의 현금 인출 러시가 러시아에 피해를 주고 있으며 시중은행의 유동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가는 “내일 거래가 시작되는 루블화를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중앙은행은 루블을 지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문제는 얼마 동안이다. 비거주자가 러시아 자산을 매각해 루블화를 없애고 있는데 이는 우리에게 매우 안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세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