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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쟁은 정당해" 마인크래프트에 세뇌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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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쟁은 정당해" 마인크래프트에 세뇌되는 아이들

'마인크래프트 레전드' 이미지. 사진=엑스박스 공식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마인크래프트 레전드' 이미지. 사진=엑스박스 공식 유튜브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아이들이 많이 즐기는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전쟁 미화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러시아가 자국이 펼치고 있는 전쟁을 미화하고, 정당성을 홍보하기 위해 ‘마인크래프트’, ‘월드오브탱크’, ‘로블록스’ 등의 인기 온라인게임들을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게임 플레이어들은 마인크래프트에서 지난 1월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솔레다르 전투를 재연하고, 그 영상을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인 ‘브콘탁테(VKontakte)’에 올렸다.

또 멀티플레이어 전쟁 게임 ‘월드 오브 탱크’의 러시아 서버에서는 지난 5월 나치 독일의 패망 78주년을 기념해 1945년 모스크바에서 펼쳐진 소련의 탱크 퍼레이드를 재현했다. 인기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에서는 일부 러시아 플레이어들이 국경일인 ‘러시아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6월에 일련의 내무부 병력을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이러한 창작 콘텐츠들이 게임을 즐기는 젊은 층들을 대상으로 게임 내부와 관련 커뮤니티에서 러시아가 수행 중인 전쟁을 미화하고, 그 정당성을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콘텐츠의 상당수가 러시아 정부의 입김이 닿아있다고 지적했다.

마인크래프트를 서비스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장 브래드 스미스는 지난 4월 자사 보안팀이 마인크래프트와 디스코드 토론 그룹의 사례를 인용하며 “최근 이러한 게임 커뮤니티 중 일부에 침투하려는 러시아의 노력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MS의 위협 분석 팀장 클린트 왓츠(Clint Watts)는 뉴욕 대학 경영대학원 연구원들에게 “바그너그룹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준군사 조직이 크렘린의 견해를 지원하기 위해 디스코드 및 스팀에서 ‘악성 내러티브’를 조장했다”고 말했다.

특정 국가의 전쟁을 미화하거나, 전쟁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게임 속 콘텐츠는 이를 즐기는 나이 어린 플레이어들이 잘못된 인식과 판단을 내리는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뉴욕 타임스와 함께 마인크래프트에 등장한 러시아 선전물의 몇 가지 예시를 확인한 사이버 보안 회사인 액티브펜스(ActiveFence)의 연구원 타냐 베커(Tanya Bekker)는 “게임 세계는 청중, 특히 젊은 층의 여론 형성에 쉽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플랫폼이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정부가 가치를 주입할 수 있는 잠재적인 도구로서 게임 산업에 대한 크렘린의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크렘린궁에서 한 발언에서 “게임은 사람이 발전하고 자신을 찾도록 도와야 하며, 보편적 인간 가치의 틀과 애국심의 틀 안에서 사람을 교육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을 이용한 러시아의 홍보전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은 딱히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MS는 미국과 유럽이 부과한 제재를 준수하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계속해서 마인크래프 같은 온라인 게임의 사설서버와 디스코드, 스팀 등의 플랫폼 및 커뮤니티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포함,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인접 국가의 불특정 게이머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온라인 보안 컨설팅회사 몰파르(Molfar)의 Artem Starosiek 대표는 “러시아는 정권을 선전하고 홍보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몰파르는 현재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러시아판 ‘월드 오브 탱크’, ‘월드 오브 워쉽’, ‘플라이코프’, ‘아머드워페어’ 등의 온라인 게임에서 러시아의 선동 사례 수십 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