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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경제 흔드는 3가지 불안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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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경제 흔드는 3가지 불안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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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가 3가지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경제가 3가지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자료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중국은 세계 경제를 수렁에서 구해냈다. 그러나 이번엔 거꾸로 중국이 세계 경제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

중국 경제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중국 경제의 악재는 세 가지로 집약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 지방정부 재정난, 위안화의 가치 하락이다.

주택 판매 부진은 부동산에 상당 부분 의존해온 중국의 성장을 삐걱거리게 하고 있다. 또 지방정부 재정의 악화와 위안화 가치 하락은 중국 정부로 하여금 과감한 재정 및 통화 정책을 펼칠 수 없도록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달 말 상하이 중심부의 금융지구 근처에 아파트를 산 한 구매자는 "더 이상 대출금 이자를 지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건설사의 공사 대금 미납으로 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입주 예정일이 지나서도 이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 최대 부동산 기업의 파산 위기

이런 현상은 한 채당 1500만 위안(약 27억원)이 넘는 고급 콘도미니엄에서 지방 도시의 중저가 부동산과 빌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달 중국의 주요 70개 도시 중 49개 도시에서 신규 주택 가격이 전월보다 하락했다. 1월부터 7월까지 비주거용 건물을 포함한 부동산 판매 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6.5% 줄었다.

단순 비교는 할 수 없지만 1월부터 7월까지의 누계치에서 7월 한 달을 계산하면 전년 동기 대비 24%, 2021년에 비하면 46%나 감소했다.

헝다(에버그란데) 그룹에 이어 중국 최대 부동산 회사이자 높은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컨트리가든 홀딩스(碧桂園·비구이위안)가 채무 상환 불능 상태에 빠졌다. 집을 사고도 입주할 수 없다는 위험을 의식한 소비자들은 점점 더 주택 구매를 꺼리고 있다.

7월 말 중국의 부동산 재고는 6억4564만㎡로 전년 동기 대비 17.9% 증가했다. 이런 사정이니 헝다와 비구이위안처럼 엄청난 재고를 보유한 부동산 개발 회사들은 새로운 개발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중 간의 금리 차이로 중국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미·중 간의 금리 차이로 중국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자료

◇ 숨겨진 부채

부동산 개발 회사의 재정적 어려움은 지방정부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했다. 세수와 함께 지방정부 재정의 양대 축이었던 토지사용권 매각으로 인한 수익금은 급격히 감소했고 이에 따라 재정 사정은 형편없이 악화됐다.

지방정부 산하 인프라 투자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이 어려워졌고, 윈난성, 구이저우성, 톈진시의 경우 채무불이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중국 정부가 공식 통계에 포함하지 않고 있는 ‘숨겨진 부채’다. 그 규모가 결코 작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3년 중국의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53%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앙정부(24%)보다 지방정부(32%)의 부채가 더 많아 심각하다.

중국에서는 농촌에서 대도시로 인구가 이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도시화가 주춤하고 인구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주택 수요는 예전처럼 빠르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화타이 증권이 11일 실시한 투자자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1%만이 정부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 조치를 취하면 부동산 시장이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6%는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다는 가정에 근거한 성장 모델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중국이 일본처럼 ‘잃어버린 30년’의 장기 침체에 빠지지 않겠느냐는 위험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미 장기 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5% 수준으로 하락했다.

◇ 위안화의 추락

위안화는 미·중 금리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평가절하를 거듭하고 있다. 16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는 일시적으로 달러 대비 7.2989위안까지 떨어졌다.

2022년 11월 1일의 7.328위안을 넘어서면 약 15년 반 만에 최저치가 될 것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있어 위안화는 2022년 11월 수준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미국 달러 채권 시장에서는 채무불이행 위험을 겪고 있는 비구이위안의 미국 달러 채권 수익률이 11일 3000%를 넘어섰다. 또한 중앙상호국제신탁이 설정하고 관리하는 투자 상품은 만기가 지나도 상환되지 않아 금융시장에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6일(현지 시간) 신탁회사 임원의 발언에 근거하여 중단된 신탁 상품의 규모가 "1000억 위안 미만"이라고 보도했다.

리먼 쇼크 이후 중국은 ‘4조 위안(약 732조원)의 경기 부양책’으로 경제를 부양했다. 그러나 지금은 위안화 약세로 대규모 금융 완화나 대출 아파트의 부채 위험을 가속화할 수 있는 재정 투입을 단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금융 시스템의 안정에 있다. 중국 공상은행을 포함한 4대 국유은행은 안정적인 수익을 보이고 있지만, 농촌 지역의 비상장 중소기업과 소규모 은행의 실제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올해 초 미국에서 겪은 예금 유출과 같은 급변 사태가 발생하면 중국 금융 시스템이 급격히 붕괴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