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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올트먼 해임 파동 배경에 ‘큐스타 프로젝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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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올트먼 해임 파동 배경에 ‘큐스타 프로젝트’ 있었다

CEO 자리에서 쫓겨난 지 닷새 만에 복귀한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CEO 자리에서 쫓겨난 지 닷새 만에 복귀한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 사진=로이터
세계 최고 인공지능(AI) 개발업체로 등극한 오픈AI의 샘 올트먼 창업자를 오픈AI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몰아내면서 촉발된 소용돌이의 본질은 이른바 ‘AI 부머(boomer)’와 ‘AI 두머(doomer)’ 사이의 싸움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AI 부머는 AI가 인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AI 낙관론으로 인간과 맞먹는 뛰어난 지능을 지닌 이른바 ‘범용인공지능(AGI)’ 기술에 적극적인 입장이라면 AI 두머는 AI가 인류에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경계론으로 AGI 기술 개발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트먼 오픈AI 창업자가 AI 부머의 대표적인 주자였고, 올트먼을 축출시키는 과정을 주도한 오픈AI 이사회 멤버들이 두머의 입장에 서 있었다.

실제로 올트먼의 해임 과정에 키맨으로 역할 한 것으로 알려진 일리야 수츠케버는 성급하게 AGI를 개발하는 것에 반대 입장이었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샘 올트먼 해임 사태는 오픈AI 내 부머와 두머 간 다툼에서 비롯됐다는 가설은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영국의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가장 먼저 제기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오픈AI 이사회가 올트먼을 해임시킨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으나 올트먼 CEO가 개인적으로 추진해 왔던 AGI 관련 개발 프로젝트에 두머들이 반기를 들고 올트먼을 축출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오픈AI 이사회가 올트먼에 대한 해임 결정을 내린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직후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드라마를 뺨치는 반전으로 해임된 지 닷새 만에 올트만이 오픈AI CEO 자리로 되돌아온 뒤 올트먼이 그동안 추진해 왔던 것으로 알려진 AGI 관련 프로젝트가 무엇이었는지가 처음으로 알려지면서 올트먼의 비밀 프로젝트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문제의 프로젝트는 ‘큐스타(Q*)’인 것으로 드러났다.

올트먼 ‘큐스타 프로젝트 중요한 진전’ 암시


로이터통신은 23일 보도를 통해 “오픈AI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올트먼이 그동안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진 AGI 관련 프로젝트는 큐스타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올트먼이 AIG 기술 개발과 관련해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특히 “미라 무라티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올트먼이 큐스타라는 프로젝트를 은밀히 추진해 왔다는 사실을 지난 22일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언급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아울러 일부 개발직 직원들이 큐스타가 앞으로 인류의 미래에 끼칠 위험성을 경고하는 내용의 서한을 이사회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이사회에 이 서한을 보낸 뒤 올트먼에 대한 해임 결정이 내려졌다는 뜻이다. 그러나 오픈AI 측은 이같은 보도가 사실인지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큐스타가 추진돼 왔음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정황도 있다.

IT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올트먼은 해고 결정이 내려지기 바로 전날인 지난 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참석한 자리에서 “오픈AI 창업 이후 네 번째로 중요한 순간이 몇 주 전에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는 자신이 추진해 온 큐스타 프로젝트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음을 뜻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오픈AI 내부서 ‘큐스타의 위험성’ 경고 목소리…올트먼 해임으로 이어져


그러나 아이러니한 대목은 이 큐스타 프로젝트에 올트먼 CEO를 몰아내는 과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수츠케버 오픈AI 수석과학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이다.

디인포메이션은 “올트먼이 커다란 진전이 있었다고 한 프로젝트는 큐스타를 말하는 것인데, 수츠케버도 적어도 올 초까지 이 프로젝트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오픈AI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렇다면 올트먼 해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수츠케버까지 개입한 큐스타 프로젝트는 무엇이었고 무슨 진전이 있었을까에 관심이 모아진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큐스타는 기본적인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대형언어모델(LLM)로 알려졌다”면서 “기본적인 수학 문제를 푸는 능력을 지닌 것과 AGI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지만 AI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다수의 AI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종래의 LLM은 미리 훈련된 자료에 기반한 문제를 푸는 데는 뛰어난 성능을 보이지만, 훈련되지 않은 자료에 대한 처리 능력은 떨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었는데 큐스트라는 LLM이 기본적인 수학 문제를 푸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은 기존 LLM과 차원을 달리하는 대도약을 올트먼이 이뤘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AI 훈련 전문업체인 트로메로의 찰스 히긴스 공동창업자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기존의 LLM은 수학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논리적 추론이나 추상적인 개념에 대한 추론하는데 한계를 드러내 왔다”면서 “큐스타가 논리적 추론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았다면 AI 기술이 한 단계 도약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AI 기술이 AGI로 진화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는 이유는 현재의 LLM 기술로는 논리적인 추론이 어려웠기 때문인데 큐스타가 이를 돌파했을 가능성이 있고 그래서 올트먼이 대단한 진전이 있었다는 얘기를 공개적인 자리에서 흘렸으나 오픈AI 내부적으로는 수츠케버를 비롯해 AGI의 부작용을 경계해 온 개발자들이 반기를 들면서 올트먼 해임 사태라는 파동이 빚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