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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생명공학업체 23앤드미의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이 최고점으로부터 98%나 폭락해 거의 ‘제로’가 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회사는 “침 하나로 조상을 찾는다”란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워 단번에 유명세를 탔다.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를 비롯해 수백만 명이 자기 조상에 관해 알아보겠다며 이 회사에 자신의 침을 제공했다.
하지만 막상 핵심 사업인 DNA 검사 관련으로 제대로 된 성과나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회사에 대한 평가와 주가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WSJ은 이 회사의 DNA 검사를 받은 이들 중 삶을 변화시킬 정도로 건강이 나아진 사람은 거의 없었으며, 검사 및 시험 참여자들로부터 1000만 개 이상의 DNA 샘플을 확보했음에도 질병 치료나 건강 개선에 효과가 있는 치료법 및 약품을 전혀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금껏 투자받은 약 14억달러(약 1조 8600억 원)의 자금도 약 80%를 소진하면서 내년에는 보유 현금이 고갈될 위기에 처했다.
그 결과, 23앤드미의 주가는 31일 종가 기준 1달러도 채 안 되는 73센트까지 떨어졌다. 이미 나스닥으로부터 상장 폐지 경고도 받았다.
WSJ에 따르면 워치츠키 CEO는 지난해 3차례에 걸친 해고와 자회사 매각을 추진해 직원 수를 4분의 1로 줄이는 회사 회생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또 사업 목표도 혈통 정보 및 건강 데이터 제공에서 데이터 기반 종합 의료 회사로 전환하려고 시도 중이다.
하지만, 회사를 둘러싼 주변 상황은 좋지 못한 상태다. 이미 23앤드미는 지난해 자사 고객 690만 명의 비유전적 정보가 포함된 데이터 유출 사건으로 집단소송에 직면했다.
또한, 추가 자본 확충 계획도 치솟은 금리와 코로나 종식에 따른 중소규모 제약사 주식의 급락으로 실현이 불투명해졌다.
워치츠키 CEO는 WSJ을 통해 “낮은 주가는 소규모 제약사 주식의 광범위한 하락세 때문이고, 우리는 아직 회사 비전을 실현하지 못했을 뿐”이라며 “내가 무시하는 사람들에게서 발견한 것은 그저 그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자신을 향한 비판에 불만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의 주변에서는 워치츠키 CEO가 자기 개인의 성공과 명예에만 집착하고 있다며 그의 행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WSJ은 덧붙였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