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정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가을까지 미국 내 망명 신청자와 기타 이민자의 수가 8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민 시스템을 운영하는 USCIS는 2023년 12월 기준 약 1만7000명(시민권 담당 약 6000명, 망명 담당 약 3000명, 이민 담당 약 8000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직원 1인당 하루 처리 건수는 정확한 수치가 공개되지 않지만, 연간 신청 접수 건수는 약 600만 건, 미처리 건수는 약 1000만 건에 달한다.
이상적인 처리 건수는 단순하게 1인당 연간 353건이면, 600만건을 다 처리할 수 있지만, 숙달이 되지 않은 초보 직원의 경우 업무 처리가 늦고, 망명 건수의 경우 확인 절차가 복잡해 시간이 소요되어 처리가 지연, 누적된다.
일부 신청 건의 경우 처리 기간이 수년이나 걸려 심각한 지연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취업 허가 신청 처리에 최대 10년, 망명 신청 처리에는 최대 5년이나 소요되고 있다.
이민 문제는 사회적 심각성에도 의회에서 이민을 반기지 않아 예산 지원에 후순위로 밀려, 노후화된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해 처리 과정이 느리고 비효율적이며, 시스템 오류로 인한 신청자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복잡한 법률 및 규정도 작용한다. 미국 이민법은 복잡하고 혼란스러워 많은 신청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많은 법률과 규정으로 구성되어 해석 및 적용이 어렵고, 용어 정의가 모호하고, 조항 간에 모순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고, 변화가 빈번하여 최신 정보 파악이 어려운 점도 있다.
이런 시스템의 문제로 인해 불법 이민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미국 사회에서 경제적 손실, 사회적 갈등, 국가 안보 위협 등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불법 이민자 증가로 이들이 생계 전선에 뛰어들면서 저임금 노동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교육 및 의료 서비스 부담도 증가하는 데다 범죄율도 증가하고 있다. 불법 총기로 인한 사망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저임금 노동자의 5%는 불법 이민자로 추정되며, 미국 공립학교에서 불법 이민자 자녀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7%에 해당한다.
USCIS에 따르면, 불법 이민자들은 주로 멕시코(약 50%), 중남미(약 30%), 아시아(약 20%)를 차지한다.
불법 이민 문제의 심각성이 대선이 본격화되면서 논란이 커지자, 여론조사업체 갤럽은 올 2월 전국의 성인 902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실시한 조사를 발표했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61%)이 불법 이민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답변했는데, 이는 2019년 결과(46%)보다 15%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공화당 지지 응답자는 91%가, 무당파는 58%, 민주당 지지 응답자는 41%가 심각하다고 반응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주와 공화 양당이 협력을 통한 시스템 개선 필요하지만, 견해 차이가 극명하다. 바이든 행정부는 불법 이민의 근원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적이고 다각적인 접근을 시작했지만, 공화당은 불법 이민자들의 석방과 구제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민 정책은 여전히 혼란스럽고 비효율적이며, 불법 이민자들은 인권 침해와 차별, 빈곤, 범죄, 건강 위험 등에 노출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이민을 반기지 않아 제도적 개선보다 대선에서 당선에 유리한 이슈로 끌고 가려고 좀 더 자극적인 국경 장벽 설치와 국경 경계 인력 증원, 더 많은 구금과 추방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미국 내부의 불법 이민자에 대한 우려와 불만 속에서도 매일 미국의 국경을 불법적으로 넘는 불법 이민자는 수천 명에 달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