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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보잉의 위기, 보잉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 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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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보잉의 위기, 보잉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 큰 이유

보잉 737 맥스 여객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보잉 737 맥스 여객기.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미국 보잉사가 인기 기종인 ‘737 맥스’ 때문에 급추락하고 있다.

미 항공당국이 비행 중 동체에 구멍이 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보잉의 737 맥스 기종의 생산 과정을 살펴본 결과 점검 항목 102개 중 40개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고 737 맥스 여객기의 인도가 지연되는 사태가 이어지면서다.

여기에다 미 사법당국도 미국 알래스카항공이 운행한 보잉 737 맥스 여개기 사고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는 등 737 맥스와 관련한 대형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보잉 주가도 급락하고 있다.

737 맥스 시리즈는 지난 2017년 상업비행을 시작한 최신 기종이지만 보잉이 전례 없는 위기를 맞게 한 기종이 되기도 한 셈이다.

보잉 위기, 전 세계 항공산업 위기로 번질 가능성


그러나 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 문제는 보잉의 문제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항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쳐 여객기 운임을 끌어올리고 글로벌 공급망에도 차질을 빚는 결과까지 낳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CNN은 “보잉사는 고용하고 있는 직원만 해도 전세계적으로 14만명이 넘는 초대형 기업”이라면서 “보잉의 위기는 전세계 항공산업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우려”라고 전했다.
특히 737 맥스 기종과 관련한 대형 사고가 잇따라 터지고 관계당국이 잇따라 조사에 나서면서 737 맥스 기종의 생산과 인도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 전세계 항공산업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며 CNN은 이같이 보도했다.

CNN은 “심지어 미국의 내구재 주문 실적이 지난달 무려 6.1%나 감소한 배경에는 보잉의 수주량이 급감한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전했다.

에어버스로 무게 이동 가능성


보잉이 유례 없는 위기를 맞으면서 보잉의 만년 후발주자인 유럽의 에어버스로 글로벌 항공산업의 무게중심이 옮겨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영국 유력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보잉은 객실 통로가 2개 이상인 넓은 동체를 의미하는 광동체 항공기 시장에서는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A320 패밀리 기종을 비롯한 에어버스의 단일통로기가 큰 인기를 끌면서 에어버스의 수주잔고는 8598대로 보잉의 5626대보다 많은 수주량을 자랑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최대 항공기 리스업체인 에어캡의 앵거스 켈리 최고경영자(CEO)는 FT와 인터뷰에서 “A320neo의 출시를 계기로 시장 점유율이 에어버스로 크게 이동한 상황”이라면서 “앞으로도 이 상황은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보잉의 협동체 여객기 시장 점유율이 30%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며 이같이 내다봤다.

A320neo는 에어버스가 당초 보잉 727과 737 기종를 겨냥해 개발한 협동체 기종인 A320 패밀리의 2세대 버전으로 737 맥스가 직접적인 경쟁 상대였다.

FT에 따르면 보잉이 창업 이래 가장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면서 중국의 국영 항공기 제조업체인 코맥이 보잉과 에어버스의 오랜 독과점 구도에 균열을 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아울러 나오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