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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당 지지 주 연기금, 블랙록서 2년간 18조 투자금 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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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당 지지 주 연기금, 블랙록서 2년간 18조 투자금 회수

블랙록의 ESG 전략에 불만을 가진 미국 공화당 지지 주들의 연기금들이 블랙록으로부터 지난 2년 동안 약 133억 달러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블랙록의 ESG 전략에 불만을 가진 미국 공화당 지지 주들의 연기금들이 블랙록으로부터 지난 2년 동안 약 133억 달러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사진=로이터
미국 공화당을 지지하는 주의 연기금들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으로부터 지난 2년 동안 약 133억 달러(약 18조 원)의 투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주들의 연기금들이 블랙록의 ESG(환경·사회·거버넌스) 투자 전략에 대한 불만으로 지난 2년간 총 133억 달러의 투자금을 회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공화당은 지난 2022년부터 블랙록의 ESG 지향성이 투자 수익률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하며 이를 반대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레드 스테이트’의 연기금들도 이에 동참해 블랙록으로부터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여기에는 대표적인 공화당 지지 주인 텍사스주의 학교 운영 기금 ‘텍사스 퍼머넌트 스쿨펀드’가 다음 달 말 블랙록에서 투자금 85억 달러(약 11조4000억 원)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지금까지 공화당 지지 주가 회수한 투자자금 중 가장 큰 규모다.

이러한 자금 유출은 2022년 웨스트버지나아주의 라일리 무어 재무장관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업에 반대하는 금융회사 명단에 블랙록을 포함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텍사스, 플로리다, 미주리 등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각 주에서 ESG 반대와 투자금 인출이 잇따랐다.

블랙록은 공화당과 관계가 있는 고위 로비스트를 영입하고 지난달 텍사스주 댄 패트릭 부지사와 함께 휴스턴에서 전력망 투자 서밋을 공동 주최하는 등 '반(反) ESG' 캠페인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FT는 이러한 보수주의자들의 공격이 대기업들을 상대로 지구온난화 대응을 압박해 온 자산운용사 모임인 '기후행동(CA) 100+' 참여 문제와 맞물려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JP모건자산운용과 스테이트스트리트, 핌코, 인베스코 등이 이 모임에서 완전히 철수했으며, 블랙록도 관여 정도를 점차 줄이기로 했다.

블랙록은 이번 텍사스주의 투자금 회수 직후 “수천 개의 텍사스주 내 학교에 긍정적인 힘이 되어온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이렇게 무모한 방식으로 종료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번 연기금들의 투자금 회수가 블랙록의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FT는 블랙록 전체 운용자산 규모가 1조 달러(약 1342조5000억원) 수준이며, 회수된 투자금 비중은 1% 남짓으로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화당 지지 주들이 여전히 블랙록에 200억 달러(약 26조90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블랙록에 예치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블랙록으로 들어간 투자금 순유입액은 1380억달러(약 185조3000억원)로 나타났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