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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닛케이 아시아는 동남아시아 지역 주요 국가들의 정부 기관 및 업계 데이터를 인용해 말레이시아가 태국을 제치고 인도네시아에 이어 동남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이 됐다고 보도했다.
반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대거 진출하며 한때 ‘아시아의 디트로이트’로 불리던 태국은 부실 자동차 대출 증가와 전반적인 소비 정체 등의 요인으로 1분기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약 16만 대 수준에 그치면서 말레이시아에 2위 자리를 내줬다. 2022년 4분기에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하강 곡선을 그려온 태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이미 2023년 3분기부터 말레이시아에 역전당한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
4위 필리핀은 분기 판매량이 10만여대 초반대에 머물렀지만, 인플레이션 완화와 소비자 지출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3%나 늘면서 아세안 주요 5개국 중 가장 큰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면 5위 베트남은 수출 부진의 여파로 내구 경기가 위축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6%나 감소했다.
말레이시아가 태국을 제치고 동남아 자동차 시장 2위로 뛰어오른 배경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말레이시아 정부가 국내 생산 차량에 대한 판매세를 일시적으로 면제한 것이 주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부터 2022년 중반까지 자국산 자동차에 대한 판매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했다. 그 결과 말레이시아에서 약 6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국산 자동차 브랜드 페로두아(Perodua)와 프로톤(Proton) 등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비록 현재는 면세 혜택이 종료된 상태지만, 당시 예약 주문을 받은 물량의 일부가 최근까지 계속 인도가 계속되면서 말레이시아 자동차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닛케이 아시아는 이번 말레이시아 자동차 시장의 성장이 아시아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동남아시아 자동차 시장의 큰 변화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남아 지역 국가들의 경제 규모가 성장하고, 자동차 구매 여력이 있는 중산층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이 지역에 진출한 중국, 일본, 한국 등의 자동차 제조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며, 향후 이들 국가의 거시 경제 상황과 정부 보조금 등 세제 혜택 등의 여부가 이 지역 자동차 판매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