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오르기는 했지만 자사주 매입 효과가 크지는 않았다.
기대 이하 시장 반응
MS는 이날 오전 2가지 호재로 주가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600억 달러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지금보다 10% 높인다는 계획이었다.
초반에는 주가가 2% 뛰며 적절히 반응했다.
뉴욕 주식 시장이 기대 이상의 8월 소매매출, 또 이날 이틀 일정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시작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0.5%포인트 금리 인하, 이른바 빅컷 기대감 속에 상승세를 탄 것도 MS 주가 상승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그러나 MS 주가는 이후 상승폭이 크게 좁혀졌다.
MS는 올해 주가 상승률이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 상승률을 밑돈다.
올들어 15% 오르는 데 그쳐 나스닥 지수 상승률 28%의 거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엔비디아가 150% 안팎 폭등한 것에 비해 크게 더딘 상승세다.
배당 확대·자사주 매입
MS가 16일 밤 공개한 배당 확대 방안에 따르면 이번 분기 배당은 주당 83센트로 2분기주당 75센트에 비해 배당이 10% 늘어난다.
배당은 오는 11월 21일에 주식을 보유한 이들에게 12월 12일에 지급된다.
600억 달러 자사주 매입 계획은 기간이 정해지지 않았다.
언제까지 주식 매입을 끝낸다는 계획 없이 언제든 매입이 이뤄지도록 했다.
자사주 매입은 주식을 매입해 소각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전체 주식 수를 낮추고, 이에 따라 개별 주식 당 가치를 높이는 작용을 한다.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모두 주주 이익을 높이는 조처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600억 달러 자사주 매입은 덩치가 작지는 않지만 MS 시가총액에 비하면 크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MS는 현재 시가총액이 약 3조2000억 달러에 이르는 터라 600억 달러는 전체 시총의 2%도 안 되는 규모다.
AI가 더 중요
실제로 17일 주가를 끌어올린 요인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구별하기 어렵다.
배당을 올린다고 했지만 오는 11월 21일을 기준으로 주식을 보유한 이들에게 배당을 높이는 것이어서 지금 당장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600억 달러 자사주 매입은 MS 시총에 비해 ‘사소한’ 수준이어서 주가에 영향을 주기 어려운 규모일 수도 있다.
MS 주가가 17일 상승한 배경은 어쩌면 인공지능(AI) 기대감 때문일 수 있다.
MS는 전날 AI 챗봇인 코파일럿 기능 개선을 발표했다. 아울러 MS365 제품에 코파일럿을 추가하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지난해 이후 MS 주가를 끌어올리는 주동력은 AI이다.
MS는 AI 붐에 다시 볕이 들었던 7월 주가가 크게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1년 전체로는 31% 상승했다.
7월 30일 공개한 분기실적과 실적 전망이 투자자들을 환호하게 만들며 사상 최고로 치솟았다.
그렇지만 그 동안의 기대가 지나치게 높았던 탓에 투자자들은 이후 주식을 내던지기 시작했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투자 관행이 되풀이됐다.
특히 투자자들은 MS가 챗GPT 업체 오픈AI에 130억 달러를 투입하는 등 AI에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이제 비용 지출을 걱정하고 있다.
AI 투자가 언제, 어떻게 실적으로 연결될 것인지를 입증하는 것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보다 주가 상승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MS는 이날 3.81달러(0.88%) 오른 435.15달러로 마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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