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금리인하는 '독'
17일(현지시각)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퓨처 프루프' 페스티벌에서 JP모간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연준이 너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면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며 "이는 마치 건물 4층에서 피아노를 떨어뜨리는 것과 같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금리인하 폭은 논쟁거리
최근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5% 상승하며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연준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한 수치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연준이 경기 침체를 피하고 노동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공격적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그리고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지 0.5%포인트 인하할지 갑론을박을 벌였다.
경기 침체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
켈리 전략가는 경기 침체 가능성은 낮지만, 성장 둔화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을 멈추게 하려면 많은 것이 필요하다"며 소비 심리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8월 소매판매는 예상과 달리 0.1% 증가했고, 7월 데이터도 1.1%로 상향 조정됐다. 하지만 노동시장은 8월에 예상보다 적은 일자리를 추가하며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누빈(Nuveen)의 사이라 말릭 주식·채권 부문 사장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사이클은 결국 소비자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며 2025년 경기 침체 가능성을 예상했다. TCW 채권 그룹의 브라이언 웰런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연준의 정책 전환이 경기 침체를 늦출 수는 있지만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경기 침체의 심각성은 연준의 대응 방식과 상황 악화 정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금리 환경, 포트폴리오 재검토 필요
전문가들은 투자자들 새로운 금리 환경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 몇 년간 금리 상승으로 현금 및 단기 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지만,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러한 투자 전략을 재고해야 할 시점이다.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뉴욕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로렌 굿윈 수석 시장 전략가는 "재투자 위험은 이제 투자자에게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위험자산 투자와 경기 침체 대비 병행해야
리톨츠 웰스 매니지먼트(Ritholtz Wealth Management)의 캘리 콕스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금리 하락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7%에서 3.7%로 하락했다"며 "지금은 위험 자산에 투자할 적기이며, 특히 장기 투자자라면 변동성을 감내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콕스는 동시에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하고 투자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60대 40 포트폴리오는 옛말
주식 60%, 채권 40%로 구성된 전통적인 포트폴리오 배분 방식은 이제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말릭 사장과 굿윈 전략가는 이러한 틀을 깨고 창의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굿윈 전략가는 "지난 몇 년간 큰 수익을 낸 대형주 비중을 줄이고 중소형주나 사모펀드 등으로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말릭 사장은 더 나아가 "60대 40 포트폴리오는 50대 30대 20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주식 50%, 채권 30%, 대체투자 20% 비중을 제시했다.
국제 자산 및 대체투자, 채권의 중요성도 잊지 말아야
켈리 전략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제 자산과 인프라, 운송, 부동산 등 대체투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TCW의 웰런 CIO는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채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연준이 경기 침체를 막는 데 성공한다면 투자 등급 회사채 펀드가 5% 안팎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의 금리인하 결정은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점진적인 완화 정책과 새로운 금리 환경에 맞춘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통해 위험을 관리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국제 자산 및 대체투자를 고려하고, 채권의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