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각) 애플 주식 투자자들이 기분 좋은 하루를 맞을 것으로 보았다. 아이폰 제조업체는 주요 주가지수의 분기 조정에서 큰 승자가 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이날 동부시간 오후 3시 30분 애플 주가가 231. 92달러를 기록할 때만 해도 예상은 현실이 될 것 같았다. 그러나 마감을 불과 10분 앞두고 상황은 급변했다.
애플 주가는 장중 최고치에서 2% 이상 추락해 결국 하락 마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갑작스러운 반전에 누가, 또는 무엇이 급락을 촉발했는지에 대해 취재에 들어갔다.
장 마감 시점에 체결되는 주문, 즉 거래일 마감 가격으로 주식을 사고팔도록 지시하는 '시장 마감 주문'에서는 당시 3000만 주 이상의 순매도 주문이 포착되었다.
이는 지난 3개월 동안의 애플 하루 평균 거래량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며, 이 모든 물량은 월스트리트 주간 거래 종료 직전에 이루어졌다.
대규모 매도 물량은 놀라운 일이었다. 왜냐하면 워런 버핏이 2분기 애플의 상당 지분을 매도한 이후 주요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들이 이날 애플 주식을 대거 매수할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추측은 적극적으로 운용되는 일부 펀드가 예측 가능한 유동성을 활용해 애플 보유 주식을 대폭 줄였을 가능성이다.
밀러 타박의 최고 시장 전략가인 맷 말레이는 "아마도 일부 투자자들이 리밸런스를 이용해 상당량의 주식을 매도하려 했을 것"이라며, "그들은 시장에 대규모 매수세가 곧 진입할 것을 알았고, 주가를 크게 떨어뜨리지 않고도 많은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을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날 애플 주가는 0.3% 하락했지만, 한 주간으로는 여전히 2.6% 상승했다. 23일 애플 주가는 한때 1% 하락했으나, 0.76% 떨어진 226.4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차익거래자들이 리밸런스 이벤트를 앞두고 애플 주식을 미리 매수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파이퍼 샌들러는 리밸런스로 인해 퍼시브 펀드에서 약 350억 달러(약 46조7425억 원)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애플 주식은 20일 이전 3일간 연속 상승하며, 그 기간 동안 거의 6% 급등했다. 헤지펀드 세계에서는 주요 지수에서 비중이 증가하는 주식을 매수하고, 비중이 감소하는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 오랜 기간 신뢰할 만한 전략으로 자리 잡아왔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