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하한 데다 중동에서는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이 예상되면서 공급 우려가 재부상하자 유가가 반등했다.
지난주 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8%와 7% 넘게 급락하며 9월2일 이후 최대 주간 하락 폭을 기록한 바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긴장이 중동의 원유 공급 차질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로 중동의 위험 프리미엄이 하락했고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가 지난주 유가 급락을 견인했다.
BOK 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트레이딩 담당 수석 부사장은 “중동에서 격렬한 전투가 계속됨에 따라 원유 선물이 상승했다”면서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더 많은 보복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주 동안 원유 매도세는 시장이 수요 둔화와 중동의 지속적인 불안 사이에서 균형을 계속 찾으면서 롱(매수) 포지션을 청산한 데 따른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경제가 3분기에 2023년 초 이후 가장 더딘 상승세를 보이며 석유 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졌으나 중국이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3개월 만에 인하하며 중국발 수요 낙관론에 다시 불을 지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의 수요에 대해 여전히 ‘상당히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그렇지만 계속해서 장기적인 유가 하락 전망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중동 상황이 크게 악화하지 않는다면 내년을 포함해 시장이 더 편안한 시기에 접어들면서 유가가 더 큰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미주 지역의 급속한 생산량 증가를 언급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