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중과기대, 수소불화탄소 없는 친환경 냉각장치 개발

중국의 10위권 대학이자 세계 100위권 대학으로 알려진 화중과학기술대학(Huazho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연구진이 가정용 냉장고의 패러다임을 바꿀 친환경 냉각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의 증기압축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열전기(thermogalvanic) 기술이라고 가디언이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재 90% 이상의 냉장고가 사용하는 증기압축 기술은 냉매 가스 누출과 고전력 소비로 심각한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대부분의 냉매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1000배 이상 강력한 수소불화탄소(HFC)류다.
국제냉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Refrigeration)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약 4%가 가정용 냉장고와 냉동고에서 발생했다. 영국의 경우 식품 냉장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의 50%가 전력 소비에서, 이 중 37%가 가정용 냉장고에서 비롯됐다.
화중과기대 장장 두안(Jiangjiang Duan) 교수팀이 개발한 열전기화학 수계전지는 화학반응 시 발생하는 열을 전기로 변환하는 원리를 역이용한다. 연구팀은 전해질 최적화를 통해 기존 연구의 한계로 지적됐던 냉각 성능을 70% 개선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24년 보고서에서 냉장·공조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이 2030년까지 9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안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 기술이 본격 도입되면 2030년까지 전 세계 냉장설비 관련 탄소배출량을 연간 5억 톤 가량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테크사이 리서치(TechSci Research)는 2024년 4월 보고서에서 친환경 냉각기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시장은 2023년 20억8000만~29억2000만 달러 규모에서 2030년에는 33억7000만~57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8.19~10%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현재 1킬로와트급 시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글로벌 가전사들과의 협력을 모색 중이다. 두안 교수는 "전해질 상용화는 가능하지만 시스템 설계 최적화와 안정성 확보가 관건"이라며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특히 극저온 환경에서도 성능이 유지되는 항동결 수화젤이 적용돼 영하 20도에서 영상 80도까지 다양한 온도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향후 착용형 냉각장치부터 산업용 냉각시스템까지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