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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FOMC 점도표 "금리인하 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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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FOMC 점도표 "금리인하 2번"

연준 FOMC "금리인하 중단" 파월 기자회견 "트럼프 관세 물가충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모습.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모습. 사진=로이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의사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하이라이트는 금리 예상표인 점도표다. FOMC는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점도표를 공개한다. 이에 변경 상황이 19일(현지시각) 공개될 점도표에 반영될 전망이다.

지난 12월 발표된 마지막 점도표는 연준 관리들 사이에서 올해 금리 인하를 4회에서 2회로 줄이는 것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됐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점도표는 3차례일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분별한 관세 폭탄으로 미국 경기가 급격하게 둔화, 연준이 금리 인하를 2차례에서 3차례로 늘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 관세 폭탄으로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로 나스닥과 S&P500이 전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 조정 국면에 진입하는 등 미국증시는 연일 하락하고 있다. 연내 2차례 금리 인하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트럼프 관세 폭탄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최근 뉴욕에서 한 연설에서 “중앙은행은 트럼프 행정부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알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결코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관망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연준이 점도표 금리인하 전망을 대폭 수정했다. 올해는 2024년 보다 금리인하 속도를 늦춘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과 이민자 추방정책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연준이 금리인하 정책을 대폭 수정하게 된 것이다.

연준의 점도표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즉 연준의 최고위 간부들이 생각하는 향후 금리 전망을 취합한 도표다. 연준은 이 점도표를 1년에 네 번, 즉 3·6·9·12월 FOMC 정례회의 이후 공개한다. 점도표의 점은 익명으로 찍혀 나온다. 18명의 간부들이 하나씩 찍는다. 이를 평균하면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예측을 가늠해볼 수 있다. 연준의 점도표는 향후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올릴 것인지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다.

연준은 새로 발표한 점도표에서 내년에는 금리인하 속도를 대폭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금리인하 횟수를 줄이거나 아예 동결할 뜻도 내비쳤다. 점도표 수정은 달러화 강세를 야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는 또 우리나라 원화 환율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원화 가치는 연준의 점도표 수정으로 한동안 더 떨어질 수 있다. 미국 연준의 어설픈 토끼 사냥이 야기하는 부작용이다. 시카고 학파 경제학자 프리드먼은 이러한 오락가락 정책을 '샤워실의 바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환율 안전을 위해 우리가 독자적으로 취할 조치도 마땅치 않다.

경제학이 말하는 토끼 사냥의 대표 예는 물가와 고용이다. 물가와 고용은 인간 세계의 삶을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경제학의 양대 목표다. 문제는 고용과 물가라는 두 목표가 상충관계에 있다는 사실이다. 고용을 잡으면 물가가 달아나고, 물가를 잡으면 고용이 달아난다. 그 모습이 마치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두 마리 토끼와 같다. 그런데도 고용과 물가는 반드시 한꺼번에 잡아내야 한다. 그것이 경제학의 숙명이다.

고용과 물가가 ‘역의 상관관계’에 있다는 사실은 영국의 경제학자인 필립스(A. W. Phillips)가 처음 발견했다. 많은 나라에서 경제정책이 자꾸 실패하는 이유를 찾던 중 ‘구조적 상충성’을 찾아낸 것이다. 이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새뮤얼슨(Paul Samuelson)과 솔로(Robert Solow)등이 더 발전시켜 오늘날에는 주류 경제학의 정통 이론이 됐다.

고용과 물가 사이에 역의 관계가 성립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빠른 경제성장으로 고용이 급격히 늘어나면 임금이 오른다. 가파른 임금 상승은 물가를 끌어올린다. 시장경제 역사를 회고할 때 물가 폭등은 대부분 고용 폭발에서 시작됐다. 고용이라는 토끼를 잡는 데 치우쳐 물가라는 또 한 마리의 토끼를 놓친 것이다. 그 반대로 물가 안정에만 올인하면 고용이라는 또 다른 토끼를 잃게 된다. 이것이 필립스 곡선 이론의 핵심이다.

오늘날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바로 이 필립스 곡선에 근거해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필립스 곡선 이론에 따른 고용과 물가 사이의 이상적 조합을 찾아 나가는 것이 바로 미국 연준과 우리나라의 한국은행 등 이른바 중앙은행들의 역할이다.

최근 수년 동안 지구촌 경제는 치솟는 물가 때문에 엄청난 홍역을 치렀다. 근자에 들어 인플레가 다소 진정됐다곤 하지만 이미 오른 물가는 여전히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금리 폭등으로 많은 경제주체들이 신음하고 있는 것도 고물가 때문이다.

그렇다면 물가 폭등의 단초는 과연 누가 제공했을까? 그 씨앗은 코로나19로 거슬러 올라간다. 느닷없이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경제활동이 마비되자 당황한 각국 정부는 경쟁적으로 돈을 마구 풀었다. 곳곳에서 재난지원금이 뿌려졌다. 경기회복을 도모한답시고 예산집행도 크게 늘렸다. 중앙은행들은 이른바 양적완화(QE)라는 이름으로 유동성을 팽창시켰다. 그 결과가 물가 폭등이라는 재앙으로 나타난 것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정부나 금융당국이 공격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그 대처가 과도했다는 점이다. 두 마리 토끼를 균형 있게 잡아야 한다는 필립스 곡선의 교훈을 소홀히 한 것은 무척 가슴 아프다. 코로나 당시 대다수 언론들은 경기침체와 실업자 급증을 우려하면서 정책 당국에 유동성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을 촉구했다. 수시로 유권자의 선거 심판을 받아야만 하는 정치권으로서는 이 같은 요구를 묵살하기 어렵다. 후폭풍을 뻔히 예견하면서도 일단 돈부터 푼 것이다.

그 결과가 인플레였다. 이후 전 세계는 인플레를 잡겠다며 금리를 올려왔다.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5.5%까지 올렸다. 금리인상으로 곡소리가 나자 2024년 9월부터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다. 지난 1월 FOMC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연방정부 예산 삭감, 불법체류자 추방 등 거시경제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나 인플레이션,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 어떤 평가를 내놓을 것인지,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어떤 방향을 제시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된다.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양적긴축(QT) 일시 중단 여부도 주요 관심사다. 20일에는 영란은행(BOE)이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지난달 금리를 인하한 데다 미국의 관세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만큼, 이번엔 금리동결을 통해 시장 안정화에 집중할 것이란 예측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결정한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0월 1년물 LPR을 3.1%로, 5년물 LPR은 3.6%로 각각 인하한 뒤 지금까지 같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초 양회에서 경기부양 의지를 드러낸 만큼, 추가 인하 여부가 주목된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