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트럼프 관세에 美 소비자들 ‘스트레스’ 가중…“물가 더 오를 것” 우려 확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트럼프 관세에 美 소비자들 ‘스트레스’ 가중…“물가 더 오를 것” 우려 확산

지난 2023년 11월 21일(현지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타깃 매장에서 손님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3년 11월 21일(현지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타깃 매장에서 손님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행한 대규모 수입 관세 조치가 미국 내 소비자들의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이하 현지시각) 야후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공동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미국 성인 15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55%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더 큰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다. 또 59%는 지난해보다 재정 상황에 대해 더 불안해졌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거의 모든 외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이후 실시됐다. 이 가운데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145%의 고율 관세가 이미 적용되고 있다.

이같은 관세 정책에 대해 응답자의 73%는 식료품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으며 67%는 관세가 자신의 생필품 가격을 더 비싸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의 취지로 “세계 무역 체제에서 수십 년간 당해온 불공정한 피해로부터 미국을 해방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응답자의 49%는 “관세가 외국과 더 나은 무역 협정을 이끌어내고 미국 내 생산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여론의 전체적인 흐름은 부정적이다. 응답자의 58%는 관세가 미국 경제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장기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28%에 그쳤다. 가장 많은 비율인 46%는 관세 정책이 장기적으로도 ‘해가 더 클 것’이라고 봤다.

관세가 미국의 미래에 위협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항목 중 세 번째로 높았다. 그 위로는 중국과 생활비 상승이 가장 큰 위협으로 꼽혔다.

실제 생활에서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응답자의 77%는 “식료품 가격 인상으로 구매 품목이 달라졌다”고 했으며 69%는 “장난감, 의류, 미용제품 등 비필수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답했다. 50%는 “휴대전화, 자동차, 여행 등 고가 소비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정치 성향에 따라 반응 차이도 두드러졌다.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87%는 관세가 물가를 더 올릴 것이라고 답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는 55%만이 그렇게 응답했다.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비율 역시 민주당 지지자(87%)가 공화당 지지자(29%)보다 훨씬 높았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57%는 “세계와의 무역 관계를 바꾸려는 시도가 지나쳤다”고 평가했다. 이는 취임 100일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 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