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현지시각) 미국의 기술 전문매체 제이슨디건에 따르면 중국남방전력망의 자회사인 윈난성 소재 기업이 고전압 전력 설비 유지보수를 위해 개발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처음으로 현장에 배치했다.
이 로봇은 인간 노동자가 수행하던 고위험 작업을 대체하도록 설계됐다. 유압 리프트에 올라 전선 간격 유지 장치 설치, 접지 스위치 박스 조작, 볼트 조임 등 정밀하고 위험한 작업을 수행하며, 일반 키보드를 조작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중국남방전력망 건설계획관리센터의 류아이민 센터장은 “전력 설비 유지보수 작업은 고온, 불안정한 작업 환경, 고전압 노출 등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큰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이러한 작업을 로봇이 대체하면 부상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산업 자동화와 AI 기술 통합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설치의 51%를 차지하며 지난해에만 27만6000대 이상의 로봇을 도입했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로 중국의 제조업 자동화 추진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의 로봇 기술 개발은 인구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현재 중국은 1만 명당 470대의 로봇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제조업 생산성을 유지하면서도 노동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러한 자동화 추진이 청년 실업률 증가 등 단기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 구조 전환과 노동시장 재교육 등 다양한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이번 휴머노이드 로봇의 전력망 작업 현장 배치는 향후 통신탑, 해양플랜트, 재난 현장 등 고위험 산업 분야로의 확산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제이슨디건은 분석했다. 중국은 AI와 로봇 기술을 결합한 ‘화신 AI(embodied AI)’를 통해 산업 전반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중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