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가 39만 6500달러 역대 최고… 상승률은 5%→1%로 급락
매물 늘고 수요 줄자 '입찰 경쟁' 옛말… 구매자 협상력 커져
매물 늘고 수요 줄자 '입찰 경쟁' 옛말… 구매자 협상력 커져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의 최신 보고서를 보면, 6월 15일로 끝난 4주간 미국 주택 판매 중간 가격은 39만 6500달러(약 5억 4459만 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택 시장의 거래 활동이 전반적으로 저조한데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 오른 것이다.
가격은 최고 수준이지만 상승세는 눈에 띄게 둔화했다고 뉴스위크는 분석했다. 한 해 5%에 이르던 상승률을 보였던 올해 초와 비교하면 현재 1%의 상승률은 시장이 식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급은 늘고 수요가 줄어든 시장 상황이 가격 상승 폭을 크게 줄인 셈이다.
◇ '공급 > 수요'… 구매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
실제로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고 있다. 전체 주택 매물은 지난해에 비해 14.5% 늘었고 신규 매물도 4.4% 증가했다. 반면 판매 계약 대기 건수는 지난해에 비해 1.5% 줄었으며,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 역시 지난 한 주 동안 3% 감소했다. 주택이 시장에 머무는 평균 기간도 36일로 지난해보다 5일 길어지는 등 거래 속도 둔화가 뚜렷하다.
코로나19 시기 저금리와 원격근무 확산으로 급증했던 주택 수요가 최근 금리 인상과 경제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된 것이 주된 원인이다. 다만 기존 주택 소유주들이 높은 금리로 갈아타기를 꺼려 매물을 내놓지 않아, 공급량이 늘었음에도 여전히 장기 평균에는 미치지 못한다.
구매자들의 부담은 여전하다. 달마다 내는 주택담보대출 상환액 중간값은 2820달러(약 387만 원)로, 사상 최고치에 가까워 많은 구매자가 여전히 주택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전문가 "전략적 가격 책정 중요"… 미래 전망은 엇갈려
레드핀 프리미어의 켈리 코널리 중개인은 "시세보다 조금이라도 비싼 주택은 팔리지 않고 남아 구매자에게 협상의 빌미를 줄 수 있어, 판매자들에게 가격을 전략적으로 책정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이 가장 중요하지만, 구매자가 적은 만큼 집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고 점검 때 수리할 준비도 되어 있어야 한다"면서도 "다만 좋은 입지에 흠 없는 주택은 예외로 여전히 호가나 그 이상에 팔린다"고 덧붙였다.
업계의 장래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레드핀은 약화하는 수요와 늘어나는 재고를 근거로 올해 연말 전국 주택 판매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일부 기관은 2025년 주택 가격의 1~3% 소폭 상승을 점치기도 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