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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친환경 선박은 'K-조선'…그리스, LNG선·유조선 대거 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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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친환경 선박은 'K-조선'…그리스, LNG선·유조선 대거 발주

마리나키스·에바렌드 등 선사들 앞다퉈 계약…HD현대·한화오션 '수주 잭팟'
강화된 환경 규제와 에너지 시장 불안이 기회…고부가가치 기술력 다시 입증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기술력을 확보한 'K-조선'이 그리스 등 해외 선사들의 대규모 주문을 쓸어 담으며 시장 주도권을 굳히고 있다. 사진=삼성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기술력을 확보한 'K-조선'이 그리스 등 해외 선사들의 대규모 주문을 쓸어 담으며 시장 주도권을 굳히고 있다. 사진=삼성중공업
그리스 주요 해운사들이 한국 조선소에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처럼 부가가치가 높은 선박을 대거 발주하며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에너지 시장의 불안과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주목받는다.

27일(현지시각) 조선 해운 전문 매체 로이드 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캐피털 그룹의 에반젤로스 마리나키스는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삼호중공업 건조)과 17만 4000cbm급 LNG 운반선 4척의 건조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 총액은 약 1조 3963억 원에 이르며, 선박들은 2028년 하반기까지 차례로 인도한다.

마리나키스 그룹은 옵션을 포함해 모두 15척에 이르는 선박을 발주했으며, 이와 함께 캐피털 그룹은 한화오션에 VLCC 1척의 옵션 계약을 추가로 행사해 올해 발주한 VLCC를 모두 3척으로 늘렸다.

에바렌드 쉬핑 역시 HD한국조선해양에 수에즈맥스급 유조선 2척의 추가 건조를 맡겼다. 지난 5월 2척을 주문한 데 이은 옵션 행사다. 계약 규모는 약 1억7700만 달러(약 2460억 원)이며, 이번 발주는 30억 달러가 넘는 에바렌드의 대규모 신조선 투자 계획 가운데 하나로 선박들은 2027년 2분기 말까지 인도할 계획이다.
차코스 에너지 네비게이션(TEN) 또한 약 10년 만에 VLCC 신규 발주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TEN은 한화오션과 최대 3척의 VLCC 신조 발주를 위한 건조의향서(LOI)를 맺었으며, 해당 선박에는 LNG 이중연료 추진이나 스크러버(탈황장치) 같은 최신 친환경 사양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 끊이지 않는 그리스 발(發) 수주 행렬


한국 조선소를 향한 그리스 선사들의 '러브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디나콤은 삼성중공업에 수에즈맥스 4척을, 선 엔터프라이즈는 DH조선(옛 대한조선)에 LNG 이중연료 추진이 가능한 수에즈맥스 2척을 발주하는 등 한국 조선업계 전반에 걸쳐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 조선소별 주요 수주 현황.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한국 조선소별 주요 수주 현황. 자료=글로벌이코노믹


◇ '기술 초격차'로 친환경 선박 시장 주도


그리스 선사들이 한국 조선소를 집중적으로 찾는 배경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신뢰도가 자리 잡고 있다. 현재 한국 조선업계는 세계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번 대규모 수주는 IMO의 탄소배출 규제(EEXI, CII)에 대응해 세계 선대의 친환경 전환을 앞당기고, 기술 격차를 바탕으로 한 한국 조선소의 고부가가치 전략이 성공했음을 입증한다. 덕분에 국내 조선소들은 2027년까지 안정적인 수주잔량을 확보했으며, 앞으로 그리스 선사들과의 장기 협력 관계는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