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총서 비트코인 점유율 64%에 달해...알트코인은 시총 3000억 달러 증발

올해 들어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는 데 반해 한때 비트코인의 경쟁자로 주목받았던, 이른바 ‘알트코인’ 대다수는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향후 추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암호화폐 출시 초기에는 다양한 코인들이 각기 다른 활용 사례를 기반으로 경쟁 구도를 형성했지만, 비트코인의 독주가 계속되자 다른 코인들이 ‘디지털 황무지’로 전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올해 비트코인은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에서 점유율이 9% 상승한 64%에 달하며 2021년 1월 이후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모든 디지털 자산을 통칭하는 ‘알트코인’은 올해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이 3000억 달러 이상 증발했다.
마켓벡터(MarketVetor)의 상위 100대 디지털 자산 중 하위 절반을 추종하는 지수는 지난해 11월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두 배 이상 급등했지만,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올해 들어 약 50%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이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자금의 대부분을 흡수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다른 부문이 점점 더 소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암호화폐 시총 2위인 이더리움조차도 현물 ETF 자금 유입에 힘입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일시적으로 급등했으나 이후 되밀리며 사상 최고가 대비 약 50%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조디아 마켓(Zodia Markets)의 닉 필폿 공동 창립자는 “알트코인들은 솔직히 말해 그냥 사라질 것”이라며 “기술적으로는 남아있겠지만, 영원히 방치된 채 먼지만 쌓이게 될 것”이라며 냉정하게 평가했다.
OTC 트레이딩 업체 윈터뮤트의 제이크 오스트롭스키스는 “과거에는 비트코인이 먼저 움직이고 그 흐름이 알트코인으로 이어졌지만, 이번 사이클에서는 그런 현상이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알트코인이 현재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또한 규제 환경이 더욱 우호적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그나마 알트코인 가격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실제 탈중앙금융(DeFi) 프로토콜과 연계된 메이커(Maker)와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와 같은 토큰은 올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디지털 자산 운용사 아르카(Arca)의 제프 도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 내 일부 부문은 굉장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특히 실질적인 사업을 보유하고 수익을 내며 그 수익을 활용해 토큰을 환매하는 기업들이 그렇다”고 말했다.
다만 알트코인이 전반적인 가격 상승세를 보이기에는 ‘실용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벤처캐피털 킨드레드 벤처스의 칸이 마쿠벨라 매니징 파트너는 “비트코인은 금, 이더리움은 구리에 비유할 수 있다”면서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한정돼 있고, 이더리움은 블록체인이 암호화폐 생태계의 기능적 중심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대부분 알트코인은 큰 약속만 있었지 실질적인 사용처나 규모를 확보하지 못한 채 투기 열풍에 힘입어 부풀려졌을 뿐”이라며 “결국 많은 코인이 실질 가치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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