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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소, 그리스 V그룹과 MR탱커 4척 건조 계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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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소, 그리스 V그룹과 MR탱커 4척 건조 계약 체결

V그룹, 중고선으로 단기수익, 신조선으로 미래가치…'이원화' 전략
수주 가뭄 겪던 韓 탱커 시장에 '단비'… 기술력·신뢰도 재확인
그리스 해운사 V그룹이 최근 한국 조선소에 중형 석유제품운반선(MR탱커) 4척을 신규 발주했다. 이번 계약은 수주 가뭄을 겪던 국내 탱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한국 조선업의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그리스 해운사 V그룹이 최근 한국 조선소에 중형 석유제품운반선(MR탱커) 4척을 신규 발주했다. 이번 계약은 수주 가뭄을 겪던 국내 탱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한국 조선업의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사진=로이터
그리스 해운업계의 신예로 떠오른 V그룹이 최근 한국 조선소에 MR(중형 석유제품운반선) 4척의 신조를 주문하며 과감한 선단 확충에 나섰다고 조선 해운 전문 매체 트레이드윈즈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국제 경기 둔화로 신조선 시장이 주춤한 상황에도, 강화되는 환경 규제와 지정학적 변수에 따른 시장 변화에 먼저 대응하려는 전략적 결정이다.

피레우스에 본사를 둔 V그룹의 바이런 바실리아디스 대표는 최근 신생 해운사 베너지 마리타임을 세우고, 최신 중고 MR 탱커 두 척을 인수하며 해운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번 신조 계약은 기존 중고선 두 척에 더해 단기간에 선단을 여섯 척으로 세 배 늘리는 과감한 투자다.

◇ 중고선·신조선 동시 투자…'성장·수익' 동시 조준


바실리아디스 대표는 단기적으로 중고선을 사들여 바로 운항 수익을 내고, 장기적으로는 신조선을 주문해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 이원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번 신조 주문은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환경 규제(EEDI, CII 등)에 대응하고 우수한 연비로 운항비를 줄이는 한편, 선단 평균 연령을 낮춰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밑그림이다.

이러한 결정은 MR 탱커 시장의 긍정적인 전망을 배경으로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문제가 석유제품의 해상 운송 거리를 늘리면서 톤마일(Ton-Mile) 수요가 증가했고, 이는 꾸준한 운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 韓 조선업계, 기술력 앞세워 가뭄 속 수주 성공


V그룹이 한국 조선소를 택한 이유는 세계 최고 수준의 건조 기술력과 품질, 안정된 건조 일정 때문이다. 특히 LNG 이중연료 같은 친환경 설비 탑재 경험이 풍부해 새로운 규제에 대응하기 좋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가 한국 조선소의 도크 가동률을 지키고 국제 MR 탱커 시장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다시 확인시킨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V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선단 확대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 장기 성장 기반과 사업 안정성을 동시에 다지는 효과를 기대한다. 나아가 한국 조선소와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