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국장, 'AI로 CIA· NSA 등 직원 이메일 뒤진다'
AI로 18개 정보기관 이메일·채팅 감시 추진
AI로 18개 정보기관 이메일·채팅 감시 추진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8일(현지시각) 툴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이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해 미국 주요 정보기관들의 이메일과 채팅 기록에 접근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개버드 국장이 올해 4월 만든 '국장 이니셔티브 그룹(DIG)'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를 훼손하려는 시도를 찾아내려고 미국 최대 스파이 기관들의 통신 기록에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이 작업에 정통한 여러 관계자가 익명을 조건으로 전한 내용이다.
◇ AI 활용한 대규모 데이터 수집 추진
지금까지 접근 요청을 받은 미국 정보기관 중 어느 곳도 데이터를 보내지 않았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DIG는 중앙정보국(CIA), 국방정보국(DIA), 국가안보국(NSA), 국가지리정보국(NGA), 국가정찰국(NRO) 등 주요 정보기관들을 겨냥했다.
한 관계자는 "그들은 모든 사람의 시스템에 접근하기를 원했다"며 그 생각이 "순진한" 것 같다고 말했다. DIG 관계자들은 네트워크 "시스템 관리자" 수준에서 접근하려 했는데, 이는 데이터를 막힘없이 검색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DIG는 정보기관의 기술 개발 부서인 IARPA(Intelligenc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ctivity)의 기밀 해제된 이메일 아카이브를 입수했다. DIG 팀은 해당 데이터에 AI 도구를 시험 운용할 계획이다. 개버드는 폐기물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한다는 대통령의 목표에 따라 "IARPA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고 콜먼은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본 톤과 기조는 '딥 스테이트', 즉 트럼프와 다른 의제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개인과 관료를 찾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 정보기관 고위층 보안 위험 걱정
국가정보국장실 관리들의 전례 없는 데이터 접근 시도는 일부 고위 관리들을 놀라게 했다. 이들은 해외 표적에 대한 전자 통신 감청 내용을 포함할 수 있는 대량의 민감한 정보를 모으는 것에 대한 방첩 및 개인정보 보호 위험을 걱정하고 있다고 미국 관리들과 이 노력에 정통한 관계자들이 밝혔다.
일부 고위 정보 관리들은 이런 노력이 이전 행정부 정책을 이행한 개인을 찾아내는 것을 포함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충을 추적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걱정하고 있다.
하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최고위원인 짐 히메스 의원(코네티컷)은 DIG 활동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알기 어렵다"며 "내가 본 것은 정말 걱정이 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를 뜻하는 '정치화'를 뿌리 뽑으려는 그들의 열망은 정보기관 내에 반향실을 만들거나 방첩 위험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위원회 위원장인 릭 크로포드 의원(공화당-아칸소)은 개버드 의원이 "정보기관에서 책임감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그는 지난 5월 성명에서 개버드가 정보 활동에서 정치화를 뿌리 뽑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옳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DIG는 와이오밍 법인 회사인 모하비 리서치(Mojave Research Inc.)와 함께 데이터에 AI 도구를 배치할 계획이다. 콜먼 대변인은 "현대의 분석 능력을 쓰는 것은 정보기관의 임무 대응성, 효과성,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 육군 예비역 중령 출신인 폴 맥나마라 고위 국가정보장교가 DIG의 업무를 감독하고 있다. 개버드는 지난 4월에야 공식적으로 이 그룹을 만들었지만, 맥나마라의 ODNI 팀원들은 몇 달 전에 정보 당국자들에게 이 데이터에 접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여러 사람이 말했다.
정보기관에 오랫동안 회의적이었던 개버드 국장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논란을 일으켰다. 올해 초 백악관 요청으로 국가정보위원회(NIC)가 베네수엘라 정부의 교도소 갱단 '트렌 데 아라구아' 미국 침투 지시 여부를 평가한 비밀 보고서에서 "그렇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 보고서 소식이 뉴욕타임스에 유출되자 행정부가 분노했고, 개버드의 한 고위 보좌관은 연구 결과가 "국가정보국장이나 트럼프에게 불리하게 쓰이지" 않도록 초기 평가를 다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개버드는 국가정보위원회의 두 고위 관료인 마이클 콜린스와 마리아 랑간-리크호프를 해고했다고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들이 전했다.
한 전직 고위 관리는 "이것은 정보기관 전체에 정말 소름 끼치는 반응을 일으켰다"며 "사람들은 '우리의 요점은 정직한 중개인이 되고 권력에 맞서 진실을 말할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