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11~13일 방북 확정...북·러 군사동맹 격상 신호

글로벌이코노믹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11~13일 방북 확정...북·러 군사동맹 격상 신호

푸틴 방북 1년 만에 고위급 외교접촉, 김정은 모스크바 방문 조율 전망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022년 2월 1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022년 2월 1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오는 11~13일 북한을 방문한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9(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방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624년 만에 평양을 방문한 이후 1년여 만에 이뤄지는 고위급 외교 접촉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외무성의 초청에 따라 러시아 외무상 세르게이 라브로프 동지가 711일부터 13일까지 우리나라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통신은 라브로프 장관의 방북 목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회담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예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 북·러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 후속조치 논의


이번 라브로프 장관의 방북은 지난해 619일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평양에서 체결한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의 후속조치를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정상회담에서 "협정 당사자 중 한쪽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고 밝혔으며, 김정은 위원장은 "두 나라 관계는 동맹관계라는 새로운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이 협정은 양국 중 한쪽이 무력공격을 받을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사실상 북러 관계를 동맹 수준으로 격상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라브로프 장관이 "양측 외교수장 간 2차 전략대화 일환으로 진행될 회담을 위해 이 기간 평양을 방문한다"고 확인했다. 라브로프 장관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1차 전략대화는 지난해 11월 최 외무상이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이뤄졌다.

◇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 군사협력 강화


라브로프 장관의 이번 방북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북·러 간 군사협력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추가 병력을 파견할지는 알 수 없지만, 북한은 분명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전쟁에 군사적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전해졌다.

독일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에 전달한 무기 규모는 17~55억 달러(24000~7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또 러시아에 파견될 수 있는 북한의 병력을 최대 2만 명으로 추정했다.

변상정, 김승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 전차, 장갑차, 포병체계 등 상당량의 재래식 무기, 특히 포탄을 공급하기 위해 군수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고 전해졌다. 이어 "북한의 대러 무기 지원 대가로 러시아는 북한에 미사일 기술, 잠수함과 군함 건조 기술 그리고 첨단 재래식 무기 관련 기술 등을 이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최근 3개월간 3차례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면서 양국 간 군사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쇼이구 서기는 지난 4일 방북 당시 김 위원장과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 재건 문제, 쿠르스크 파병 북한군 기념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번 라브로프 장관의 방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문제도 의제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방북 당시 김 위원장을 모스크바로 초청했으며,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지난 5월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을 언급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북한은 러시아의 기술과 국제적 지지가 필요하고, 러시아는 북한의 무기와 병력이 필요하다""북한은 러시아에 더 많은 병력을 파병하고, 러시아는 그 대가로 북한에 첨단 군사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전해졌다.

국제사회는 북러 간 군사협력 강화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으며, 양국의 밀착 행보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장기화시키고 동북아 안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