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당성 조사 결과 '시기상조' 결론…연 500만 관광객으론 수지타산 안 맞아
사업 완전 취소는 아냐…한국 기업, TOD·스마트 교통 등 대체 투자 모색
사업 완전 취소는 아냐…한국 기업, TOD·스마트 교통 등 대체 투자 모색

케다주의 하임 힐만 압둘라 산업·투자·고등교육·과학·기술·혁신 담당 행정의원은 "한국 투자 파트너사가 지난해 수행한 종합 타당성 조사를 마친 뒤 사업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압둘라 의원은 주정부 역시 "이처럼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너무 이르게 시행하는 것은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반드시 이익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주정부 또한 국제 투자 유치 경쟁 속에서 '지역의 실제 수요에 맞는 프로젝트'를 우선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프로젝트는 2024년 4월 29일, 주정부투자기관인 퍼모달란 케다 버르하드(PKB)가 한국의 로얄에코트레인개발(RETD)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말레이시아의 Q-plex가 현지 전략 파트너로 참여했으며, 랑카위를 아시아 관광 교통의 혁신 모델로 키우겠다는 목표 아래 한국 전문가들이 6개월 동안 연구를 이끌어 새로운 철도 시스템과 통합 상업 중심지를 짓는 청사진을 내놓은 바 있다.
◇ 완전 철수 아닌 '숨 고르기'…미래 재추진 여지 남겨
◇ '거대 계획'보다 '실리'…대체 교통 사업 기회는 여전
한편, 랑카위의 다른 개발 사업들은 활기를 띠고 있다. 압둘라 의원은 "새로운 투자자들이 이미 랑카위 안에 영향력 있는 상업과 주거 프로젝트를 하도록 승인받았다"며, 자세한 내용은 주지사(Menteri Besar)가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초대형 기반 시설 프로젝트 대신 실제 수익을 낼 수 있는 고급 상업·주거 복합단지 개발로 투자 유치 방향이 바뀌는 최근 흐름을 보여준다. 과거 말레이시아에서는 큰 기반 시설 계획이 재정 현실성이 모자라 무산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이번 결정 역시 '관광지에 특화한 초대형 프로젝트는 시기상조'라는 현실에 맞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기업으로서는 비록 자기부상열차 기술 수출은 보류됐지만, 말레이시아가 실제 TOD나 스마트 교통 프로젝트에는 긍정적이어서 앞으로 경전철(LRT), 스마트버스망 같은 대체 교통 기반 시설 부문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로는 랑카위는 고급 리조트와 상업 중심지 개발에 힘을 쏟고, 중장기로는 관광과 스마트 이동 수단을 합친 모델을 만들어 나갈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