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30% 높인 친환경 기술 집약…국제해사기구 환경 규제 모두 충족
카타르 '100척 함대' 프로젝트 신호탄…세계 에너지 공급망 안정 기여
카타르 '100척 함대' 프로젝트 신호탄…세계 에너지 공급망 안정 기여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8일 울산조선소에서 LNG 운반선 '알 주와이르(Al Zuwair)'호를 선주사인 카타르에너지에 공식 인도했다고 밝혔다.이 선박은 길이 299m, 폭 46.40m이며, 약 17만 4000 입방미터(㎥)의 LNG를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다.
이 선박은 인도와 동시에 카타르에너지와 맺은 장기 운송 계약에 따라 즉시 운항을 시작한다. 선박 관리는 일본 NYK 그룹이 맡아 세계 에너지 공급 안정에 이바지할 전망이다.
'알 주와이르'호는 늘어나는 아시아와 유럽의 LNG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카타르에너지가 주문한 총 12척의 대규모 LNG 운반선 가운데 세 번째 선박이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첫 번째 선박이며, NYK가 관리를 맡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리즈의 첫 배를 HD현대중공업이 성공적으로 건조하면서, 후속 선박들의 기술과 신뢰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형 사업은 NYK를 비롯해 가와사키기선, MISC 베르하드, 중국 LNG 운송이 참여한 국제 합작 투자를 통해 이뤄진다.
이번에 인도한 '알 주와이르'호는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기술과 연료 효율 기술을 대거 탑재했다. 선박의 심장인 엔진은 WinGD사의 'X-DF 2.1 iCER' 이중 연료 저속 디젤 엔진 2기를 장착했다. 이 엔진은 벙커유는 물론 화물창에서 자연스럽게 기체로 변하는 증발가스(BOG)를 연료로 쓴다. 또한 선체 바닥에 공기층을 만들어 마찰을 줄이는 공기 윤활 시스템과, 운항 중에 나오는 증발가스를 다시 액체로 만들어 연료 손실과 배출을 크게 줄이는 재액화 장치를 통해 LNG 운송 효율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기존 LNG선보다 연비를 20~30% 넘게 높였고, 강화된 국제해사기구(IMO)의 에너지효율지수(EEXI), 탄소집약도지수(CII) 같은 환경 규제도 모두 충족한다.
◇ 카타르 LNG 증산 계획의 핵심…세계 에너지 안보에도 기여
이번 선박 인도는 카타르가 추진하는 대규모 LNG 증산 계획의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카타르는 '노스 필드 확장 사업'으로 LNG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으며, 이를 위해 2027년까지 100척이 넘는 새 LNG 운반선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알 주와이르'호의 성공적인 인도는 앞으로 이어질 대규모 발주 경쟁에서 한국 조선업계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아울러 NYK 같은 일본 해운사의 참여는 카타르와 아시아 사이 LNG 공급망의 안정을 꾀하고, 유럽 시장에서 러시아산 천연가스 대안을 확보하는 등 세계 에너지 안보 강화에도 중요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