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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주가 3배 상승 후 10% 조정’ SAP, ERP 세계 1위 독일 테크 기업 투자 기회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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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주가 3배 상승 후 10% 조정’ SAP, ERP 세계 1위 독일 테크 기업 투자 기회 부상

AI·클라우드 전환 가속화로 2028년 주당순이익 3배 증가 전망...목표주가 50% 상승 여력
독일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의 성장이 투자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의 성장이 투자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로이터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SAP가 실적 발표 후 주가 조정을 겪으면서 투자자들에게 매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배런스는 지난 1(현지시간) "SAP가 지난 3년간 주가가 3배 뛰며 작년 독일 DAX 지수 상승분의 절반을 차지했지만, 최근 실적 발표 후 10% 떨어지면서 투자 기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 미국 빅테크 수준 성장세..."유럽의 유일한 대형 기술주"

SAP는 기업 자원 관리(ERP)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7%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워크데이(13%), 오라클(10%)을 앞선 수치다. 6700억 달러(931조 원) 규모인 ERP 시장은 2027년까지 해마다 12%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소재 자산운용사 나인티원의 엘리어스 에릭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SAP를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으로 두고 있다""SAP는 오래 보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적응력과 견고함을 갖춘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계속 실행력을 보여주는 한 SAP 주가는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SAP53년 전 설립된 이래 기업 뒷면 업무인 인사, 회계, 재고 관리에 집중해왔다.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세일즈포스와 달리 SAP는 기업 내부 관리 업무에 특화됐다. 월마트, 애플, 아마존, 코카콜라, BMW 등 대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고객 유지율이 96%에 이른다. 전체 매출의 86%가 반복 매출로 이뤄져 안정한 수익 구조를 보인다.

◇ 클라우드 전환으로 수익성 개선...AI 활용해 중소기업 고객 늘려

SAP2020년 크리스티안 클라인 최고경영자 체제에서 클라우드 전환을 본격화한 뒤 2022년부터 해마다 10% 수준으로 매출이 늘고 있다. 기존 현장 데이터베이스 구축 방식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로 바뀌면서 처음 들어가는 비용이 줄고 수익성도 나아졌다.

특히 AI 성장과 함께 기존에는 시스템 복잡성과 높은 처음 비용 때문에 SAP 도입을 꺼렸던 중소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작년 SAP 고객의 80%가 중소기업이었다.

지난달 22일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클라우드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 늘었다. 월가 기대치에는 약간 못 미쳤지만, 클라우드 주문 잔고가 고정환율 기준으로 28% 늘어나 앞으로 성장이 빨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힌다. 도미닉 아삼 SAP 최고재무책임자는 배런스와 인터뷰에서 "거시경제가 가장 큰 역풍"이라며 "관세가 크게 오르고 수십 년간의 세계화가 풀릴 경우 세계 성장에 치명타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SAP는 사람들이 미래에 대비하려는 여정에 함께하기 때문에 상당히 회복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성장성 우위...목표주가 50% 상승 여력

SAP는 현재 지난 12개월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46배로 거래되고 있어 테슬라를 빼고는 미국 빅테크 7개 기업보다 높은 수준이다. 마이크로소프트(37), 오라클(38)보다도 비싸다.

하지만 자이온 리서치 그룹의 데이비드 자이온 창립자는 주식기반 보상을 현금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 방식이 주당순이익을 낮춰 밸류에이션을 높게 보이게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유현금흐름 기준으로 보면 SAP 밸류에이션이 56배로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53)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도이체방크 요하네스 샬러 전략가는 매수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364유로(59만 원)로 제시했다. 이는 최근 237유로(38만 원)에서 50% 이상 오른 수준이다. 그는 "SAP가 다른 기업들보다 매출을 약간 더 빠르게 늘리고 있고, 수익과 현금흐름은 훨씬 더 빠르게 늘고 있으며, AI 전략에서도 상당히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SAP 주당순이익이 올해 4.72달러(6500)에서 202812달러(16000) 이상으로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진도 올해 영업이익이 최대 30% 늘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