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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7000mAh 시대 vs 삼성·애플 5000mAh 머물러…배터리 혁신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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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7000mAh 시대 vs 삼성·애플 5000mAh 머물러…배터리 혁신 격차?

원플러스 15·샤오미 등 초슬림 대용량 폰 출시…삼성 갤럭시 S26도 5000mAh 유지 전망
울트라 플래그십의 배터리를 장착한 갤럭시 S20 울트라. 사진=폰아레나이미지 확대보기
울트라 플래그십의 배터리를 장착한 갤럭시 S20 울트라. 사진=폰아레나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7000mAh 초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슬림형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잇따라 내놓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애플은 여전히 5000mAh 수준에 머무르며 배터리 기술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현지 시각) 폰아레나(PhoneArena)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배터리 혁신을 둘러싼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 원플러스 15, 7000mAh 배터리로 판도 전환 도모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제품은 오는 10월 출시 예정인 원플러스 15다. 여러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원플러스 15는 7000mAh 실리콘 카본(Si-C) 배터리와 120W 고속 충전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현재 6000mAh 배터리를 탑재한 원플러스 13보다 16.7% 늘어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7000mAh 배터리를 탑재하면서도 기기 두께는 8.5㎜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실리콘 카본 배터리 기술 덕분에 휴대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배터리 용량을 크게 늘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IT 팁스터 디지털 챗 스테이션은 "올해 다수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7000mAh, 100W 이상 충전 속도를 지원할 것"이라면서 "중급형 스마트폰 배터리 용량은 7500~8000mAh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샤오미는 이미 200달러(약 27만 원) 휴대폰에 7000mAh 배터리를 탑재해 내놨으며, 기기 두께는 7.8㎜에 불과하다. 아너(Honor)도 올해 초 8000mAh 배터리를 탑재한 아너 파워를 7.98㎜ 두께로 출시했다. 원플러스는 최근 출시된 7.7㎜ 두께의 에이스 6 맥스에 이미 7000mAh 배터리를 넣었다.

폰아레나는 "2025년에는 7000mAh 배터리를 탑재한 얇고 예쁜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아이폰 16, 갤럭시 S25, 픽셀 10 프로 사용자에게는 꿈처럼 들린다"면서 "중국에서는 플래그십 기기뿐만 아니라 중급 핸드셋에서도 표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 삼성·애플, 7년째 5000mAh 고수…혁신 정체 논란


반면에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애플은 배터리 혁신에서 멈춰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삼성 갤럭시 S20 울트라가 2020년 5000mAh 배터리를 처음 도입한 뒤 S21 울트라, S22 울트라, S23 울트라, S24 울트라, S25 울트라까지 7년째 동일한 용량을 유지하고 있다. 충전 속도도 45W에서 멈춰 있다.

최근 중국품질인증센터(CQC)에 등록된 갤럭시 S26 울트라의 배터리 인증서(EB-BS948ABY)에 따르면, 차기 모델도 4855mAh(정격 용량)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어서 8년째 동일한 배터리 용량을 유지할 전망이다.

폰아레나는 갤럭시 시리즈의 배터리 용량 변화를 보도하면서 갤럭시 S20 울트라 이후 지속되는 5000mAh, 45W 유선 충전이 갤럭시 S26 울트라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갤럭시 S21 울트라는 5000mAh, 25W 유선 충전을 보이기도 했다.

애플도 사정은 비슷하다. 아이폰 13 프로 맥스가 2021년 4352mAh 배터리를 탑재한 뒤 아이폰 16 프로 맥스에서 4685mAh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충전 속도는 여전히 25W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구글 픽셀 시리즈도 픽셀 6 프로가 2021년 5000mAh 배터리와 30W 충전을 지원한 뒤 올해 픽셀 10 프로 XL에서 5200mAh, 45W 충전으로 소폭 개선되는 데 그쳤다.

폰아레나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마트폰을 만드는 가장 존경받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문제가 된다"면서 "이들은 모든 작은 세부사항으로 모든 사람을 경탄하게 만드는 최첨단 기기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 실리콘 카본 배터리, 혁신의 열쇠 될까


중국 업체들의 배터리 혁신을 이끄는 핵심 기술은 실리콘 카본 배터리다. 음극재에서 흑연 비중을 낮추고 실리콘을 도입해 만드는 이 배터리는 같은 부피로 더 큰 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에너지 밀도가 최대 805Wh/L에 이르러 기존 배터리보다 용량을 크게 늘릴 수 있으며, 100W 충전으로 36분 만에 완전 충전도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다만 초기 팽창 위험과 높은 제조 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해 왔으나 최근 중국 배터리 전문업체 CATL 등이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면서 양산체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리콘 음극재를 쓰는 경우 용량은 커지지만 수명 문제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확정되지 않았으나 개선 방안 등을 여러 각도로 따지며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S26 시리즈부터 실리콘 카본 배터리를 도입해 6000~7000mAh 수준의 배터리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애플도 2026년부터 아이폰에 실리콘 카본 배터리를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폰아레나는 "애플·구글·삼성이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인 배터리 성능 개선을 소홀히 하고 있다"면서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대기업들이 기술 혁신을 이끌어야 하는데, 오히려 시장 접근에 제약을 받는 중국 업체들이 앞서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