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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국경 ‘국가 밀수’ 비상…혜산에 수백 대 차량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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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국경 ‘국가 밀수’ 비상…혜산에 수백 대 차량 집결

8월 이후 토요타·BYD 등 무면허 밀반입 급증, 中 단속 사실상 중단 정황
최근 함경북도 혜산에서 토요타 캠리·BYD 전기차·트랙터 등 중국산 차량 수백 대가 무면허·무번호 상태로 대거 밀반입된 정황이 파악됐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함경북도 혜산에서 토요타 캠리·BYD 전기차·트랙터 등 중국산 차량 수백 대가 무면허·무번호 상태로 대거 밀반입된 정황이 파악됐다. 이미지=GPT4o
최근 함경북도 혜산에서 토요타 캠리·BYD 전기차·트랙터 등 중국산 차량 수백 대가 무면허·무번호 상태로 대거 밀반입된 정황이 파악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로 2017년부터 차량 수출이 전면 금지된 뒤 2024년부터 정부 주도 국가 밀수가 재개됐으며, 특히 지난 8월 이후 중국 당국의 단속이 현저히 느슨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 15(현지시각) 아시아프레스가 현지 제보자 진술과 초망원 렌즈 촬영을 통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제재 뒤 밀수 재편성…국가 밀수돌아오다


안보리는 2017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이유로 제재 강화를 결의하며 차량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의 공식 무역통계에도 대북 차량 수출은 전무하다. 하지만 2018년부터 압록강·두만강 일대에서 민간 주도의 소규모 밀수가 이어졌고,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잠시 중단됐던 북한의 국가 주도 밀수는 2024년 재개됐다.

중장비 50여 대 집결…군수 전용 우려 높아져

지린성 창백현 무역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밀수를 단속해 왔으나, 지난 8월 들어 BYD 전기차와 중고 승용차, 농기계 밀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혜산 주민 제보자들은 지난달 초 단밤에만 중고차 27대가 넘어왔다고 말했다.

아시아프레스가 지난달 중순 초망원 렌즈로 촬영한 사진에는 굴착기·불도저 등 중장비 약 50여 대가 혜산 도심 외곽에 질서 정연하게 대기해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 장비는 농기계뿐 아니라 군사 시설 공사나 국경 경비 강화용으로도 전용될 수 있어, 제재 회피를 넘어 북한의 군수력 보강에 활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방중 이후 단속 완화? 중국 눈감아주기의혹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초 중국을 방문한 뒤 북·중 관계가 개선 국면에 접어들자 중국 당국의 밀수 단속이 사실상 중단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탈북민 지원단체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안보리 제재를 공식엔 부인하면서도 밀수 경로 단속을 멈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엔 상임이사국으로 제재 이행 의무가 있는 중국이 관계 개선차원에서 밀수에 눈감아준 셈이다.

이번 대규모 밀수는 북한의 경제·군수 부담 완화 차원에서 국가 주도로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북·중 관계 향방에 따라 제재 이행과 밀수 규모가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