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2810만 달러 규모…콩기름·가발용 모발·석유역청 등 주력
김정은 방중·리창 방북 등 외교 강화 속 경제 협력 확대
김정은 방중·리창 방북 등 외교 강화 속 경제 협력 확대

중국 세관총서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으로의 선적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75% 증가한 2억2810만 달러에 달했다. 수출은 전월 대비 54.53% 증가했다.
9월 중국의 고립된 국가에 대한 최대 수출품에는 콩기름, 가발 제조용 가공된 모발 및 양모, 석유 역청, 과립 설탕이 포함됐다.
중국은 북한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자 핵무기 프로그램으로 인해 국제 제재를 받고 있는 고립된 국가의 중요한 경제적 생명선으로 남아 있다.
김정은 위원장과 동행한 최선희 북한 외교부장은 이달 초 중국 수도를 두 번째로 방문해 왕이 중국 최고 외교관을 만났다.
며칠 후 중국 총리 리창은 북한 집권 노동당 창당 80주년 기념 행사를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
시진핑 주석은 김정은에게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협력을 심화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중국 관영 통신사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의 대북 수출 급증은 양국 간 고위급 외교 교류가 활발해진 시기와 맞물려 있어 주목된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6년 만의 방중과 리창 총리의 평양 방문은 양국 관계의 실질적 강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확대하면서 북중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국제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중국은 북한의 주요 경제 파트너로서 역할을 지속하고 있다.
한 국제관계 전문가는 "중국의 대북 수출 증가는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지정학적 의미를 갖는다"며 "미·중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주요 대북 수출품 중 콩기름과 과립 설탕 같은 식품은 북한 주민들의 식량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석유 역청은 도로 건설 등 인프라 개발에 필수적인 자재다.
가발 제조용 가공된 모발 및 양모 수출은 북한의 경공업 생산 활동을 지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가발 제조 산업에서 상당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주요 외화 수입원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북·중 무역은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서도 지속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응해 다양한 제재를 부과했지만, 중국은 인도적 목적의 물품 거래는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최근 러시아와의 관계도 강화하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는 서방의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양국과의 관계를 모두 강화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이 북한의 대러 접근을 경계하면서 대북 경제 지원을 확대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북한이 러시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이 경제적 유인책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중 무역 증가는 한반도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의 경제적 지원으로 북한 경제가 안정화되면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할 여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적 안정이 북한의 대화 의지를 높일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있다. 경제 발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설 동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북·중 경제 협력 강화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가 효과적으로 이행되고 있는지, 중국의 대북 지원이 제재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북·중 무역 추이는 양국의 정치적 관계, 국제 제재 이행 상황, 북한의 경제 정책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