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 제거 않고 그대로 유지했더니 성능 대폭 향상…바닷물서 염분 제거도
리튬보다 환경 친화적·저렴…배터리 시장 판도 바꿀 기술로 주목
리튬보다 환경 친화적·저렴…배터리 시장 판도 바꿀 기술로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연구팀은 나트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바나드산나트륨 수화물(NVOH)을 다루는 방식을 바꿨다.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은 이 물질에 자연적으로 포함된 수분을 열처리로 제거하는데, 서리대 연구팀은 반대로 물을 그대로 둔 채 실험했다.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새로운 배터리는 기존 모델보다 두 배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었고, 시장 최고 성능의 음극재와 거의 맞먹는 수준에 도달했다. 또한 충전 속도도 더 빠르고 400회 이상 충전해도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연구를 주도한 서리 퓨처 펠로우 대니얼 커맨듀어 박사는 "완전히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그는 "나트륨 바나듐 산화물은 수년 동안 사용돼 왔고, 물이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생각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열처리로 물을 제거했다"며 "우리는 그 가정에 도전했고,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 학술지 '저널 오브 머티리얼스 케미스트리 A'에 발표됐다.
이번 혁신은 현재 배터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리튬 이온 배터리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부터 전기차, 대규모 에너지 저장 장치까지 충전식 기기의 70%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추운 날씨에서도 잘 작동하는 장점 덕분에 시장을 지배해왔다. 하지만 환경 파괴 문제와 공급망이 주로 중국에 집중돼 있다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반면 나트륨은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해 조달 비용이 저렴하고 채굴 과정에서 물 사용량도 적다. 영국 배터리 기술 회사 파라디온의 제임스 퀸 CEO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트륨은 리튬보다 훨씬 지속 가능한 배터리 원료"라며 "리튬 1톤을 추출하는 데 나트륨 1톤보다 682배 더 많은 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기술 발전과 가격 하락으로 대규모 상용화 직전에 와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리튬 배터리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각각의 장점을 살려 용도에 따라 함께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에너지 저장 전문가는 "리튬과 나트륨 배터리가 서로 경쟁하기보다 각자의 강점을 살려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면 더 탄력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담수화 기능은 에너지 저장과 물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