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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게임 대기업 세이비, 중국 시장 주목…"델타포스·흑신화 성공 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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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게임 대기업 세이비, 중국 시장 주목…"델타포스·흑신화 성공 영감"

"중국, 국내만으로 성공 후 해외 진출 가능한 유일 시장…최고 인재·독특 장르 보유"
2030년까지 사우디 게임 허브화 추진…EA 77조 원 인수 참여, 중국 파트너십 모색
텐센트의 인기 슈팅 게임인 델타 포스(Delta Force). 사진=텐센트이미지 확대보기
텐센트의 인기 슈팅 게임인 델타 포스(Delta Force). 사진=텐센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가 소유한 비디오 게임 강국인 세이비 게임스 그룹은 글로벌 확장의 새로운 국면을 시작하면서 영감을 얻기 위해 중국 시장을 찾고 있다고 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최근 상하이를 방문한 세이비의 부회장인 사우디 왕자 파이살 빈 반다르 빈 술탄 알 사우드는 중국의 방대한 소비자 기반과 뛰어난 인재 풀을 언급하며 중국의 매력을 강조했다.

왕자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독특한 점은 국제 시장 없이 게임과 e스포츠에서 성공할 수 있는 능력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텐센트 홀딩스가 개발한 슈팅 게임인 델타 포스를 예로 들었는데, 이 게임은 출시 후 몇 달 만에 중국에서 거의 1300만 명의 일일 활성 사용자를 유치했다.
그는 "현지에서 그런 종류의 성장을 이루고 국제적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수 있는 시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세이비의 CEO인 브라이언 워드는 회사가 "상업적으로나 전략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전 세계의 훌륭한 기업"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으며 중국이 특히 유망한 시장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워드는"중국은 큰 시장이기 때문에 환상적인 시장이고, 둘째, 세계 최고의 인재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세계 다른 곳에서는 만들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게임 장르가 있다“고 덧붙였다.

워드는 회사가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거나 현지 시장에 새로운 투자를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제공하지 않았다.

중국에 대한 세이비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2030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디오 게임 및 e스포츠 산업의 글로벌 허브로 자리매김하려는 광범위한 노력과 일치한다.
이 이니셔티브는 사우디의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를 다각화하기 위해 2016년에 시작된 전략적 프레임워크인 사우디 비전 2030의 핵심 부분이다.

목표는 2030년까지 3만9000개의 지역 비디오 게임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GDP에 133억 달러(약 18조6000억 원)를 기여하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기금(PIF)이 2021년에 설립한 세이비는 미국의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스코펠리, 일본의 닌텐도와 캡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 스튜디오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또한 PIF를 포함한 투자자 그룹이 참여해 EA 스포츠 시리즈와 더 심즈의 개발사인 미국 비디오 게임 대기업 일렉트로닉 아츠를 인수하기 위해 최근 550억 달러(약 77조원) 규모의 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파이낸셜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업계 관찰자들은 특히 워드가 회사가 중국 및 기타 아시아 시장에서 "다음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찾고 있다고 말한 이후 세이비의 새로운 거래 추구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세이비가 중국 비디오 게임 회사에 마지막으로 직접 투자한 것은 2023년으로, 아시아 e스포츠 시장 진출을 목표로 텐센트가 후원하는 히어로 e스포츠의 지분 30%를 2억6500만 달러(약 3710억원)에 인수했다.

워드는 세이비가 "성숙한 서구 시장 외부", 특히 신흥 및 아시아 시장, 캐주얼 게임 장르가 아닌 하드코어 시장에서 기회를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개인용 컴퓨터와 콘솔 게임을 회사의 관심 분야로 확인했다.

파이살 왕자는 중국 스타트업 게임 사이언스의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은 액션 롤플레잉 게임인 흑신화: 오공에서 부분적으로 영감을 받아 자체 제작한 AAA 타이틀을 개발하려는 회사의 야망을 강조했다.

세이비의 참여는 리야드와 중국 간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광범위한 열망을 반영한다. 올해는 양국 수교 35주년이 되는 해다.

왕자는 "이번 여행에서 우리의 초점은 관계를 구축하고, 대화를 나누고, 중국과 사우디가 게임과 e스포츠 분야에서 더 가까워지는 미래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세이비의 중국 게임 시장 주목은 의미심장하다. 오일머니로 게임 산업 진출을 추진하는 사우디가 중국을 핵심 파트너로 선택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비전 2030으로 탈석유 경제를 추진하면서 게임을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중국의 기술력과 시장 규모가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시장의 독특한 강점 강조는 정확한 지적이다. 국내 시장만으로 수익성을 확보한 후 해외 진출이 가능한 곳은 중국이 유일하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14억 인구로 국내 시장만으로도 글로벌 규모"라며 "델타포스처럼 중국에서 검증된 후 해외로 나가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델타포스의 1300만 일일 활성 사용자는 놀라운 수치다. 몇 달 만에 이런 성과는 중국 게임 시장의 폭발력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텐센트의 델타포스가 출시 초기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중국 FPS 게임 시장의 잠재력을 입증했다"며 "사우디가 이런 성공 사례에 주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평가했다.

흑신화: 오공에 대한 찬사는 중국 게임의 질적 도약을 인정한 것이다. AAA 타이틀 개발 목표도 이 게임에서 영감을 받았다.

업계는 "흑신화: 오공이 중국 게임이 서구 AAA 타이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사우디가 이 수준을 벤치마크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EA 77조원 인수 참여는 세이비의 공격적 투자를 보여준다. 게임 산업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거래에 사우디 국부펀드가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글로벌 게임 업계 재편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 인수나 파트너십도 대규모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2023년 히어로 e스포츠 30% 인수는 첫 중국 투자였다. 이제 더 큰 규모의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는 "세이비가 e스포츠 진출로 중국 시장을 테스트했다"며 "이제 본격적인 게임 개발사 인수나 합작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드코어·PC·콘솔 게임 집중은 전략적이다. 모바일 캐주얼 게임보다 고부가가치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모바일 게임이 아닌 콘솔·PC 하드코어 게임에 집중하는 것은 프리미엄 시장 공략"이라며 "중국도 이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중국 수교 35주년은 협력 강화의 배경이다. 에너지를 넘어 게임·기술 분야로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중국의 최대 석유 수입국인 관계를 게임 산업 협력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