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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삼성 2나노, '80% 수율' TSMC에 '가격'으로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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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삼성 2나노, '80% 수율' TSMC에 '가격'으로 맞불

3나노 GAA 선점에도 7.3% 점유율…2나노 성능 개선도 완만
TSMC 20% 가격인상에 '유연성' 승부수…테슬라 'AI6' 전량 수주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삼성전자가 마침내 차세대 2나노(nm) 공정의 구체적인 성능 지표를 공개하며 TSMC와의 기술 경쟁 전면에 나섰다. 3나노 2세대 공정 대비 성능은 5%, 전력 효율은 8% 향상되고 면적은 5% 감소한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업계의 기대를 모았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완만한 개선 폭이며, TSMC가 2나노에서 80%에 육박하는 수율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져, 삼성전자가 7%대 점유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수율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WCCF, 테크넷북스 등 IT전문 매체들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보고를 통해 자사의 1세대 2나노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공정이 이 같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업계에서 추정했던 2나노 성능 개선치(성능 12%, 효율 25% 향상)보다는 다소 낮은 수치다. 삼성의 2나노 공정은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를 기반으로 하며, 3나노에 이미 GAA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삼성과 달리 TSMC는 2나노에서 처음 GAA를 적용한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극심한 불균형 상태다. 대만 TSMC가 애플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며 70.2%(2분기 매출 기준)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7.3%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가 2027년까지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차세대 2나노 공정의 성공은 향후 파운드리 사업의 명운을 좌우할 핵심 동력으로 평가된다.

수율 60% 근접…대량 양산 '첫 관문'

파운드리 경쟁의 핵심은 결국 수율이다. 업계에서는 통상 60% 이상의 수율을 대량 양산이 가능한 수준으로 간주한다. TSMC가 이미 2나노 공정에서 80%에 달하는 수율을 보고한 반면, 삼성전자는 최근 50~60% 범위까지 수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30% 수준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진전이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에는 아직 부족한 수치다.

개선된 수율은 곧바로 고객사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삼성의 2나노 공정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됐던 '엑시노스 2600'의 월간 생산량이 1만 5000대 수준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50~60%의 수율 달성은 대량 생산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은 이미 세계 최대 암호화폐 채굴 장비 제조업체인 마이크로비티(MicroBT), 가나안(Canaan)과 2나노 GAA 주문을 확보했다. 이들 물량은 삼성 전체 생산 능력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GAA 선점·가격 유연성, TSMC 추격 '무기'


삼성전자는 TSMC를 추격하기 위해 기술적 우위와 가격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 2나노 공정에서 양사 모두 GAA 아키텍처를 사용하지만, 삼성은 3나노 공정에서 먼저 GAA를 도입하며 '세대적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다. GAA는 기존 핀펫(FinFET) 설계 대비 전류 누출을 최소화하고 성능과 전력 효율을 크게 향상시키는 기술로, 이 기술에 대한 경험치가 삼성의 핵심 경쟁력이다.

가격 정책 또한 중요한 변수다. TSMC가 2나노 웨이퍼 가격을 10~20%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 반면, 삼성전자는 유연한 가격 전략을 개발해 고객사들을 유인하고 있다. 이 전략은 이미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테슬라는 차세대 'AI5' 차량용 칩 생산을 TSMC와 삼성으로 다변화했으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차세대 'AI6' 칩 계약은 전량 삼성전자에 맡겼다.

모든 관심은 삼성 2나노 공정의 역량을 직접적으로 보여줄 '엑시노스 2600'에 쏠리고 있다. 내년 출시될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될 이 자체 개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실제 성능이 삼성 파운드리 2나노 공정의 성패를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한 업계 관측통은 "삼성전자가 2나노 경쟁력을 시장에 선보이기 시작했다"며 "엑시노스 2600의 성공이 삼성 2나노 기술의 경쟁력을 최종적으로 입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