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1900조원 vs 앤트로픽 70조원…격화되는 '쩐의 전쟁'
"수익 불확실한데 인프라에 올인…업계 '진짜 딜레마' 빠져"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앤트로픽(Anthropic) 최고경영자(CEO)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업계의 과열된 투자 경쟁에 대해 강도 높은 경고를 내놨다. 일부 기업들이 AI 시스템 개발과 유지를 위해 수천억 달러, 심지어 그 이상의 자금을 쏟아부으며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리스크를 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수익 불확실한데 인프라에 올인…업계 '진짜 딜레마' 빠져"
아모데이 CEO는 3일(현지 시각) 열린 '뉴욕타임스 딜북 서밋(New York Times DealBook Summit)' 인터뷰에서 현재 AI 산업이 "진짜 딜레마(real dilemma)"에 봉착해 있다고 진단했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데이터센터 투자 필요성과 실제 AI가 창출할 경제적 가치의 성장 속도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수익 불확실성 속 '묻지마 투자'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특정 기업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투자 행태를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인생은 한 번뿐)"에 비유하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아모데이는 "우리(앤트로픽)는 가능한 한 책임감 있게 경영하려고 노력한다"면서 "그러나 일부 플레이어들은 '욜로'를 외치며 리스크 다이얼을 너무 과도하게 돌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는 생존과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기업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까지 베팅하는 업계의 무모한 투자 관행을 지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아모데이 CEO가 언급한 '딜레마'의 핵심은 투자와 수익 사이의 시차(time lag)와 불확실성이다.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가동하는 데는 수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기업들은 미래의 AI 수요를 예측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선제적으로 집행해야 하지만, 정작 AI 기술이 그 시점에 맞춰 투자비를 회수할 만큼 충분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즉, 인프라 구축의 필수성과 수익 모델의 불확실성 사이의 간극이 현재 AI 기업들이 마주한 최대 리스크 요인이다.
실제로 최근 수개월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프라 투자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메타(Meta), 구글(Alphabet), 오픈AI(OpenAI) 등 주요 기업들은 더 고도화된 AI 시스템 구축과 기술 보급을 위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칩 확보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오픈AI 대항마의 '실속 전략'
특히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AI 인프라 프로젝트에 무려 1조4000억 달러(약 2000조원)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천문학적인 투자 규모는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거품론(AI bubble)'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픈AI 출신들이 2021년 설립한 앤트로픽 역시 이러한 투자 흐름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앤트로픽은 최근 미국 내 여러 지역에 첫 번째 자체 맞춤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500억 달러(약 7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경쟁사인 오픈AI의 투자 규모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신중한 행보다.
아모데이 CEO는 앤트로픽이 경쟁사보다 더 책임감 있는 'AI 관리자(steward)'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무차별적인 확장보다는 기업용(B2B) 비즈니스 성장에 집중하며 내실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소비자 대상 서비스에 집중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앤트로픽은 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사업 기반을 다져왔다.
아모데이 CEO의 이번 발언은 AI 산업이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자본의 효율적 배분과 리스크 관리라는 경영의 본질적 시험대에 올랐음을 시사한다. 수천억 달러가 오가는 '쩐의 전쟁' 속에서, 기술적 낙관론에 취해 무리한 확장을 거듭하는 '욜로'식 경영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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